증권 국내증시

'빚투 이자' 줄줄이 올린 증권사

올들어 KB·NH·한국투자증권

신용융자 이자 0.2~0.5%P 인상

예탁금 요율은 0.05~0.25%P 찔끔

한국증권금융 운용수익률 저조

"이용료율 올리기엔 한계" 지적도





증권사들이 ‘대출금리’ 격인 신용거래 융자 이자율은 인상에 나서면서 ‘예금 금리’ 격인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증권사 10곳 중 KB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만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렸다.

KB증권의 경우 지난 1월 0.1%에서 0.15%로 0.05%포인트 올렸고 삼성증권도 같은 달 0.1%에서 0.25%로 인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을 0.25%로 결정하며 기존보다 0.1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12월에는 NH투자증권이 기존 0.1%에서 0.3%로 변경했다.

지난해 8월까지 0.5% 수준이었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최근 1.25%까지 올라간 데 따른 조치다.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는 고객들이 주식 계좌에 넣어둔 예탁금을 증권사들이 활용하는 대가로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자다.



그러나 증권사의 주요 대출금리인 신용 융자 이자율 인상률에 비하면 인상 폭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KB증권은 구간별로 신용 융자 이자율을 0.3~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고 NH투자증권도 대출 기간 15일 이내 신용 융자에 적용하는 금리를 0.2%포인트씩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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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8일 매수 체결분부터 적용되는 대출 기간 15일 초과 30일 이내 신용 융자 이자율을 기존 8.5%에서 9.0%로 0.5%포인트 인상하고 30일 초과 이자율은 9.5%에서 9.9%로 올려 잡았다. 이들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 폭이 0.05~0.25%포인트 수준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증권사들이 ‘예대금리차’를 올려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이용료율 금리가 ‘제로’ 수준이라는 비판도 꾸준했다. 지난해 자산 상위 10대 증권사의 평균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 금리는 0.13%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신용 융자 이자율 평균값이 기간별로 5.5~8.62%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격차가 크다.

증권사들은 이같이 벌어지는 ‘예대금리차’에는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조달 비용이 올랐다. 벤치마크 금리인 단기 CP(기업어음)는 지난해 8월 25일까지 0.97%를 유지했으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근 1.63%까지 치솟았다.

반면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의 기준이 되는 한국증권금융의 지급 이자율은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다.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한증금의 투자자 예탁금 지급 이자율(신탁 예치 기준)은 2020년 1%에서 2021년 0.803%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이 지급 이자율에 자신들의 조달 금리를 차감해 이용료율을 결정한다.

이는 투자자 예탁금 운용 수익률이 금리 인상을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을 무조건 한증금에 모아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증금은 이 중 대다수를 신탁 방식으로 예치한다. 대부분 은행 정기예금이나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MMDA)에 넣어둔다. 여기서 난 운용 수익에서 제반 비용을 빼서 한증금의 지급 이자율이 결정되는 구조다.

그러나 정기예금의 경우 평균 만기가 160일 수준이라 한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못한다. 한증금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변할 시 익일물 자산은 즉각 기준금리와 연동해 금리가 변하지만 기존에 가입했던 정기예금 등 기일물 자산은 기존 금리가 유지된다”며 “연 기준으로 봤을 때 고객 예탁금 지급 이자율은 한은 기준금리와 대체로 비례하는 구조이나, 자산별 듀레이션 차이로 100% 정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별로 환산한 2021년 연 평균 한은 기준금리는 0.614%로 같은 기간 운용 수익률(0.803%)은 이를 0.189%포인트 웃돈다”고 덧붙엿다. 연 단위로 따지면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거뒀다는 주장이다. 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한증금에 투자자 예탁금을 몰아주는 구조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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