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로터리] '스마트주차公社'가 필요한 이유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주택가 주차장 확보는 언제나 주민들의 민원 1순위다. 주차 문제로 시작되는 이웃 갈등은 사회문제로 비약되기도 한다. 단독주택과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빼곡한 저층 주거지의 골목은 어디나 자동차들로 한 치의 빈틈도 없다. 도심 상업지역은 지속적인 주차장 확보와 적극적인 대중교통 도입으로 주차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지만 야간과 주말에는 비어 있는 주차장이 30%가 넘는 비효율도 발생한다. 주차장은 확보와 수요 관리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민감하고 복잡한 도시문제다.

자동차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사람들의 의식 전환과 함께 첨단 기술 도입이 새로운 환경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공유 자동차의 급속한 증가는 시장의 확대를 넘어 이제 도시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 기술을 상징하는 첨단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서울에서 시작되는 등 이미 우리나라 도시들은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변화로 자동차 수요예측의 증감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주차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율주행차로 한 대당 주차 면적이 70% 이상 축소되면 머지않아 불필요해진 주차 공간이 또 하나의 도시문제가 된다. 특히 사용하지 않는 지하 주차장은 용도 전환이 쉽지 않고 유지 관리와 안전을 위한 비용도 만만찮아 자칫 모든 도시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 기업 형태의 ‘스마트주차공사’가 필요하다. 현재 부족한 주차장 문제는 해결하면서 다가올 자율주행과 미래 주차 공간 변화에 대비한 시설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와 복합적인 문제를 법제도로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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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반시설인 동네 주차장의 신속한 조성을 위해 미래 세수를 예상한 조세담보금융(TIF) 등 새로운 재원 확보와 투자 주체가 필요하다. 새로운 사업의 초기 위험을 견디면서 선도적이고 다양한 실험을 추진할 수 있는 공적 기관 설립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도시들이 이미 갖춘 스마트 교통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으므로 개인 정보와 공공 데이터를 함께 다루는 신뢰할 수 있는 운영 관리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새로운 시도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과 보완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비한 종합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불필요해진 주차 공간을 도시의 유용한 공간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

당면한 도시문제를 민첩하게 해결하고 예측할 수 있는 미래에 대비함으로써 다음 세대의 지속 발전에 장애 요인을 만들지 않는 도시가 참된 스마트 도시다. 시원한 해답을 찾기 어려운 우리 도시의 주차 문제를 동네 환경을 좋아지게 하는 생활기반시설 마련과 첨단 주차 관리, 그리고 새롭게 확보한 토지 자원의 미래적 활용으로 본다면 중요한 해결의 실마리를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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