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전기연구원, 노후화 산단에 혁신 불어넣는다

산업현장 문제 파악해 분석하는 공공혁신 시뮬레이션선테 구축

제품개발 기간·비용 단축에 효과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국가산업단지의 공정 혁신을 이끌기 위해 올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경남 창원시 본원에 조성 중인 ‘스마트이노베이션센터’ 조감도. 사진 제공=한국전기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국가산업단지의 공정 혁신을 이끌기 위해 올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경남 창원시 본원에 조성 중인 ‘스마트이노베이션센터’ 조감도. 사진 제공=한국전기연구원




경남 창원시에 본원을 둔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개발한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가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면서 기업 경쟁력 제고의 일등공신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능형 전기기술을 기반으로 각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 사업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자리재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는 KERI가 산업통상자원부,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과 함께 구축한 인프라다.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물리 현상을 컴퓨터를 이용해 모델링하고 수치 해석을 통해 각종 문제점을 파악해 분석해준다. 특히 제조업 분야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기 전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각도의 성능 예측과 오류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제품 개발을 위한 기간과 비용의 단축이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시뮬레이션을 위한 첨단 장비와 전문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애로사하잉었다. 지자체와 국책 연구기관이 힘을 모아 설립한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통해 지역 기업들은 큰 비용 부담없이 제품 개발에서 겪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KERI의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 이후 지역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12개국에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연매출 500억 원 규모의 태림산업은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 중 하나다.



자동차부품 조립 과정에서 다양한 공정 변수들이 발생하는데 3차원(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떤 철강 소재와 탄소섬유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열처리 온도 조건과 강도는 어떤지, 연성과 경도는 어떻게 나오는지 등을 가상으로 실험할 수 있었다. 부품 조립 과정에서 부품이 이탈되지 않고 최대한 견뎌 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들을 사전에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작업 시행착오를 대폭 감소할 수 있었고 기존 6개월 이상 걸리던 제품 개발 작업을 단 2개월 만에 완료했다.

관련기사



태림산업은 이를 기반으로 최근 독일 폭스바겐 차량 100만대에 장착되는 조향장치 부품을 수주할 수 있었다. 안정성 확보에 더해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을 절감하는 효과도 크다. 보통 시뮬레이션을 하려면 고가의 소프트웨어 구입비와 슈퍼컴퓨터 운영비, 전문인력 인건비 등 최소 수억 원이 필요하지만 KERI의 도움으로 이를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

조선업에 주로 쓰이는 강재 이송용 리프팅 제품을 생산하는 상영마그네트도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의 도움을 받아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2017년 설립된 상영마그네트는 신생 기업인 탓에 제조공정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품 개발기간을 대폭 줄였고 최근에는 국내 유압용 실린더 1위 업체와 납품계약을 위한 협약까지 체결했다. 시뮬레이션센터를 통해 성능이 미달된 원인을 조기에 분석하고 기술적 문제점을 해결한 덕분이다.

이 밖에도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는 전력기기(전기 밸브 시뮬레이션), 해양산업(플라스틱 침목 시뮬레이션), 선박(어선용 프로펠러 시뮬레이션), 건강(생체이식용 스텐트 시뮬레이션) 분야 등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 누적 96건의 기술 지원을 수행했다. 전문가들은 센터를 통한 각 기업들의 경제적 혜택이 매년 1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의 제품 개발 및 생산기간 단축 효과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업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대형 인프라 스마트이노베이션센터도 KERI에 구축된다. 사업비는 국비 114억 원과 지방비 및 민간 부담금 53억 원을 포함한 총 386억 원이다. 총괄 운영은 KERI 해석기술지원실이 담당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백명기 KERI 백명기 해석기술지원실장은 “기술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제공해 경쟁력 향상과 기술 자립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며 “창원국가산업단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하고 각종 기회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를 이끌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황상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