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24만7077표(0.73%p) 차이로 승리한 가운데 친여 성향 누리꾼들이 '범진보 단일화'를 거부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비판을 쏟아붓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처럼 단일화 요구를 수용했다면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심 후보는 80만3358표(2.37%)의 지지율을 획득하며 이번 대선에서 3위에 올랐다. 이에 여권 지지층에서 "범진보 진영인 심상정 후보의 표 절반만 가져왔어도 이길 수 있었던 선거"라는 취지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이 심 후보를 비난하고 나선 데에는 정의당이 선거기간 내내 이 후보를 비판하며 소신투표를 호소한 것도 하나의 빌미가 됐다.
일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심 후보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심상정은 노동자 운동권 타이틀을 가지고 평생 우려먹던 정치인인데 결국 윤석열이라는 역대급 괴물을 탄생시키는데 1등 공신이 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도 "최소한 거대악을 막기 위해 자신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모르지 않았을 것인데, 심상정 후보는 사실상 국민의힘이 정권 잡는 것을 도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솔직히 심상정은 진보의 정치를 한게 아니라 자기 정치를 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보를 위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진보정치 10년이상 후퇴시켰다. 심상정 안나왔으면 30만표 차이는 솔직히…"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민주당의 위성정당 사건 등 과거 행적과 정의당의 당내 상황을 고려할 때 심 후보가 완주할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하기로 했으나 '비례 위성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해 정의당을 사실상 배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포스트 심상정'이라고 부를 만한 이렇다 할 인물이 없는 정의당의 상황도 문제다.
한편 정의당은 오는 10일 이후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대선 패인을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