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배·車 '만성 인력부족'… '인재大計' 서둘러 마련을 [윤석열 시대]

[이런 나라를 만들자]

연간 최소 필요 인원 절반도 안돼


‘수출 한국’을 이끄는 주요 산업들이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규제가 기업의 내일을 답답하게 만드는 걸림돌이라면, 인력난은 기업의 오늘을 갉아먹는 문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고 글로벌 기업들과 고급 인재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반도체 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국 대학에서 배출한 반도체 전공 석·박사 졸업자 수는 143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92명으로 곤두박질쳤다. 학생을 키워낼 반도체 설계 분야 교수는 전국에 100명 남짓으로 수년간 증원이나 충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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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인 예로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조차 반도체를 전공한 석·박사급 인재가 부족해 연세대과 성균관대·KAIST·포항공대 등 4개 대학에 별도로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치하고 직접 인재 육성에 나섰다. 한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진은 “우수한 자원들이 공대보다는 의대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채용할 인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한국 반도체 산업은 지난 10년간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인재 충원만큼은 10년 전만 못하다”고 털어놓았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서 부족한 연간 인력 규모를 1500명(2019년 기준)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나 연구개발(R&D)을 위한 적정 인력이 배출되지 못했다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경쟁력 향상을 목표에 둔다면 최소 연 5000명 이상 전문 인력이 배출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 규모를 따져보면 대략 3년에 1만 명 정도 신규 인력이 필요하지만 주요 대학에서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력만 나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산업을 지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력 수요가 높아진 배터리와 자동차도 비슷한 처지다. 국내 배터리 산업에서 석·박사급 연구·설계 인력은 1013명, 학사급 공정 인력은 1810명가량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대한 전문 인력이 시급한 자동차 산업도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최소 4600명이 새로 필요하지만 정부에서 예상한 인력 배출 규모는 1100여 명에 그친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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