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LNG 수출 세계2위 카타르 '주요 非 나토 동맹국' 지정

수출 중단 등 러시아 가스 무기화 대비 위한 조치인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UPI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에서 연설하고 있다.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를 '주요 비 나토 동맹국(Major non-NATO ally·MNNA)으로 지정했다. 수출 중단과 같은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같이 결정했다. MNNA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미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는 동맹국을 말한다. 한국, 일본, 오스트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카타르는 걸프 국가 중 바레인·쿠웨이트에 이어 3번째로 MNNA로 지정됐다. 중동 전체에서는 이집트·이스라엘 MNNA 국가에 포함된다.

앞서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은 카타르의 에미르(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를 백악관에서 만나 카타르를 MNNA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미국의 카타르 MNNA 지정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무관치 않다. 러시아가 국제 제재에 맞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카타르가 일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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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는 세계 2위 LNG 수출국이며, MNNA 국가는 미국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카타르 입장에서는 유럽에 LNG 수출 시장을 확보할 수 있고, 유럽은 러시아를 대체할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한편에서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좋게 보지 않는 미국이 견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우디는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외교 정책을 모색하고 있고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무엇보다도 미국은 그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이끄는 사우디를 향해 줄기차게 증산을 요구했으나 OPEC은 호응하지 않았다. 반면 사우디 입장에선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려고 하는 미국의 행동이 달가울 리 없다.

때문에 이번 카타르 MNNA 지정은 과거 중동에서 미국의 ‘대리자’로 불릴만큼 친미 성향이 강했던 사우디가 최근 독자적인 길을 걸으려고 하는 것에 대한 미국의 경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카타르는 이번 MNNA 지정으로 다양한 안보이익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나토 회원국처럼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AECA) 적용에서 제외돼 미 군사 기술에 먼저 접근할 수 있다. 미국과 함께 방어 장비나 군수품 연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고, 기업들은 미군이 발주한 군 장비 유지보수 사업 등에 입찰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란이 테러 행위·미사일·드론 공격을 지원하며 걸프 지역에 불안감을 키우는 상황에서 카타르는 안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카타르가 탈레반, 하마스, 무슬림형제단 등과 연계돼 있고 자국 언론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인권 탄압 국가라는 점에서 MNNA 지정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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