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플라스틱 재활용의 이상향 ‘보틀 투 보틀’[지구용리포트]

"플라스틱 병을 계속 재활용하는 순환 구조 필요"

정부, 2050년까지 석유계 플라스틱 퇴출 예정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끌어올린 다음의 단계는 무엇일까. ‘쓰레기 박사’로 불리는 홍수열(사진)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플라스틱의 순환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쓰고 다시 모아 여러 번 재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생 원료로 생수병을 만들어 쓰고 다시 회수해서 여러 번 생수병으로 재활용한다는 이야기다. 홍 소장은 “여러 소재를 사용하는 의류 등과 달리 플라스틱 병은 단일 원료로만 만들고 비교적 깨끗하다”며 “플라스틱 병을 다시 플라스틱 병으로 재활용하는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이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지려면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시 내년부터 식품용 플라스틱을 만들 때 의무적으로 써야 할 재활용 소재의 비율을 정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물량뿐 아니라 유럽 등지로 제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홍 소장은 “유럽연합(EU)에서는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1㎏당 1000원의 플라스틱세를 매기고 있다”고 했다. 500㎖ 생수병 한 개의 무게(20g)를 감안하면 상당한 비용 부담이라 기업들도 참여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런 조치를 믿고 죄책감 없이 플라스틱을 써도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홍 소장은 “재생 원료를 쓰려면 오히려 지금보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에서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이 100인데 플라스틱 사용량이 매년 200, 300으로 계속 늘어난다면 재생 원료로 그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이미 사용한 만큼만 플라스틱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십 년 내로 ‘석유계 플라스틱’을 퇴출시킨다는 게 각국 정부의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가 발표한 ‘한국형(K) 순환 경제 이행 계획’에는 오는 2050년까지 석유를 뽑아 만드는 석유계 플라스틱 전량을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한다는 목표가 담겼다. 계획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땅속·바닷속에서 수백 년간 썩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을 내뿜는 석유계 플라스틱의 시대도 마침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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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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