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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영 서호준 육호수‘ 차세대 시인 3인방, 장르간 융합으로 대중 만난다







최근 문화예술 분야의 메인 스트림은 장르간 융합이다. 소통과 융합의 시대에 예술은 장르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표현의 한계가 사라졌다.



한 클래식 연주단체는 실내악단 연주자들이 콘서트홀이 아닌 미술관에서 행위예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각예술이 클래식음악과 현대무용을 만나 융합예술로 재탄생하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문화예술 창작의 융합적 시도는, 장르간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자들의 상상력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자신의 분야 이외에 다른 장르의 예술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이 느낌들이 창작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각 분야 차세대 예술가를 발굴하고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있는 예술가들의 창작 및 기획 역량을 높이고 소재 확장과 아이디어 실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참가자들이 동료 예술가와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킹 과정을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장르간 융합을 유도하고 있다. 3월 문예지 ‘AnA Vol.2(은행나무출판사)’에 작품을 공개하는 김건영, 서호준, 육호수 3명의 시인도 1년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지원을 받아왔다.


김건영 시인은 ‘온라인 언어의 사회성’이라는 주제로 온라인상의 밈, 패러디 작품 중심의 시를 쓰고 있다. 무거운 사회적 문제도 시인 특유의 친숙한 언어유희로 풍자하고 비판하면서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현대 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터넷 용어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레트로 감성의 옛날 노래 가사나 부동산 문제, 코인, 오징어 게임 패러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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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고통을 풀어내는 내적 치유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억눌렸던 나’를 증명하는 작품, 내적 문제와 함께 외적 문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감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김건영 시인은 ”시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고, 무용은 몸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방식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것이 같은 동료들을 아카데미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장르 창작자들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감명도 받았고 창작 활동에 도움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서호준 시인의 작품은 ’이세계‘, ’판타지‘, ’게임‘, ’대체 역사‘라는 키워드로 설명된다.

평소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서호준 시인은 ’게임‘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한 10편의 작품도 게임, 판타지에 관련된 것들이다.

서호준 시인은 ”문학은 크게 소설과 시 2가지 장르로 구성되다 보니 정형화되어 있는 틀을 넘어서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기존의 등단제도를 거치지 않고도 누구나 시를 발표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장르의 시가 대중에게 소개되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만큼 소재, 표현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작품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육호수 시인이 공개하는 10편의 작품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방‘을 주제로 하는 시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 방과 같은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공간에서 시간이 어떻게 머무르고 흐르는지를 작품으로 표현하게 됐다.

육호수 시인은 “1년 동안 시란 무엇인가, 시인은 무엇인가를 많이 고민했다. 매번 다른 답을 하는 것이 스스로의 공부였다. 시는 어떤 대답을 하는 것보다도 평생을 걸쳐 스스로 물어보고 답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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