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시무7조'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려 주목을 받은 정치 논객 '진인' 조은산이 절필을 선언했다. 다만 그는 일상적인 글은 이어나가겠다며 "다시 그런 (정치) 글을 쓰게 된다면, 아마도 그땐 제 신분을 밝히고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이후가 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발언도 남겼다.
14일 조은산은 그의 블로그에 "사실 밥그릇을 다시 차고 거리에 선 지 꽤 됐다"며 “방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글자나 이어 붙이던 몸에 찬바람이 들이치니 올 게 왔는가 싶기도, 목이 따갑고 오한이 난다. 그러나 한때 쓰고 읽혔으니 이제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곳에서 알게 된 많은 분들 덕분에 큰 용기와 힘을 얻었다"며 "또한 여러분들과 함께 2022년 3월을 맞이했음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글과는 별개로 소소한 일상 글은 이어나가겠다"며 "그 글을 통해 안부 나눴으면 한다. 그리고 이런 저의 결정을 이웃님들께서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끝으로 "감사하고 또 죄송하다. 당신이 글을 쓰지 않는 건 직무유기나 다름없다는 어느 분의 말씀이 떠올라 더욱 그렇다"면서도 "그러나 잠시 동안은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살아가고 싶다"고 글을 마쳤다.
앞서 조은산은 고려시대 문신 최승로가 6대 임금이었던 성종에게 건의한 정치 개혁안 '시무 28조'를 본 뜬 '시무 7조'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 태도를 꼬집었다.
이어 "역사를 되짚어 살펴보건데 과연 이 나라를 도탄지고에 빠트렸던 자들은 우매한 백성들이었사옵니까 아니면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었사옵니까"라며 "소인이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뿌리는 심정으로 시무 7조를 주청해 올리오니 부디 굽어 살피시어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물론 각자의 군수들을 재촉하시고 이를 주창토록 하시오면 소인은 살아서 더 바랄 것이 없고 죽어서 각골난망해 그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도 전했다.
조은산은 시무7조로 △세금 인하 △이성적 국정운영 △실리 중심의 외교 △현실주의적 접근 △인사(人事)의 엄정함 △헌법에 입각한 판단 △대통령 스스로 초심을 되새기며 새롭게 거듭나라는 내용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