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제약바이오 '주주친화·경영승계·ESG'로 엔데믹 새판 짠다

◆16일부터 주총 시즌 개막

유한양행 등 적극적 현금배당

창업주 2~3세 전진배치 본격화

안국약품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ESG 경영강화·신사업 '청사진'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왔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성과와 손실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새롭게 경영진을 구성하는 기업들도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곳들도 있다. 주총 안건은 기업의 미래 계획을 압축해 보여주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K제약바이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안트로젠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주요 국내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이어진다. 18일 유한양행(000100)·환인제약(016580), 23일 제일약품(271980)·셀리드에 이어 24일에는 한미약품(12894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SK바이오팜(326030)·한독·코오롱생명과학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슈퍼 주총데이’인 25일에는 셀트리온(068270)그룹 3개 상장사를 비롯해 종근당(185750)·광동제약(009290)·일동제약·보령제약(003850)·동국제약·휴온스(243070)그룹·부광약품(003000) 등이 대거 주총을 연다.


◇親 주주 전략으로 과감한 현금 배당=서울경제가 주요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한 결과 적극적으로 현금을 배당하는 상장사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선 모습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지난해 영업이익만 1조 3698억 원을 기록하면서 1280억 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주당 1266원 꼴이다. 씨젠(096530)도 총 206억 배당액에 주당 400원의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휴마시스(205470)(68억 원), 바디텍메드(206640)(43억 원), 랩지노믹스(084650)(33억 원) 등도 배당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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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사 가운데서는 유한양행이 총액 기준에서 가장 많은 260억 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주당 보통주 400원, 우선주 410원가량이다. GC녹십자도 총 배당액이 228억 원으로 주당 배당액이 2000원에 달했다. 이어 종근당 112억 원, 경동제약(011040) 109억 원 등으로 배당 규모가 컸다. JW중외제약(001060), 대웅제약(069620), 보령제약, 대웅제약, 휴온스, 한미약품 등도 배당 총액이 50억 원을 넘어섰다. HK이노엔(195940)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 당 320원씩 배당한다.

◇경영승계 vs 전문경영인…기업 미래 맡길 경영진 선택= 이번 주주 총회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하는 곳들도 있다. 특히 경영승계를 위해 창업주 2~3세가 사내이사에 오르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한독은 창업주 김신권 명예회장의 손자인 김동한 경영조정실 상무를 사내 이사로 선임한다. 아버지인 김영진 회장과 함께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대원제약은 창업주 3세인 백인환 마케팅본부장 전무를 신규 사내 이사로 선임한다. 모두 30대의 젊은 ‘오너가’ 경영인이다. 앞서 올해 초 승진한 오너 3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 오너 4세인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 등도 이번 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오른다. 반면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이사회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오너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교체되는 곳들도 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박민영, 박재홍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한미약품도 권세창, 우종수 각자 대표 모두 재선임될 예정이다. 안국약품(001540)은 원덕권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세워 1969년 창사 이후 첫 전문경영인을 선임한다. 청담동 신사옥 시대를 여는 동국제약도 손준호 사장에게 신임 대표로 맡긴다. OCI(010060)와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한 부광약품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우현 OCI 부회장과 김성준 OCI CSO를 사내 이사로 선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광현 SK케미칼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ESG 경영 도입·신사업 전략 공개=K제약·바이오 업계는 올 주총에서 ESG 경영 강화에도 나선다.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 모두 이사회 소집 기간을 1일에서 7일로 늘려 이사회 중심 경영에 무게를 실었다. 대웅제약은 이사회 내 인사보상·감사 등 위원회 설립 근거를 신설해 앞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추진 등을 포함해 경영 투명성 제고에 나선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신사업 전략의 윤곽도 드러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정관을 변경해 부속의원 설립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사내 복지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조아제약(034940)은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제조·판매업과 통신판매업을 추가한다. 기존 약국을 중심으로 한 영업망을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회사측은 해당 유통 채널에 맞춰 건강기능식품을 새로 기획·개발할 예정이다. 안국약품은 사업목적에 신약개발 및 연구대행업과 신약개발 자문 및 알선업을 추가했고, 고려제약은 의료기기·진단시약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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