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국가부도 위기 직면…상습 부도 '아르헨티나'와 비슷

러 국채 가격 액면가 10% 아래로…아르헨티나 수준

국제 신평사 "달러화 아닌 루블화로 이자 지급시 디폴트" 예고

러시아 연방중앙은행. TASS 연합뉴스러시아 연방중앙은행. TASS 연합뉴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가운데 러시아 국채 가격이 액면가의 10% 아래로 하락해 '상습 부도 국가'인 아르헨티나의 과거 기록에 근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채권시장의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가 세계 금융 시스템에 복귀하는 데 오래 걸릴 것이라는 관측을 보여준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채 가격은 지난주에 달러당 10센트 밑으로 내려가 5년 전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던 베네수엘라 수준이 됐다. 이로써 여러 차례 디폴트를 선언했던 아르헨티나 국채의 최저 수준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소송 끝에 15년이 지나서야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어드밴티지데이터는 “달러 표시 러시아 국채의 가격은 달러당 8센트지만 펀드매니저들은 5센트에서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국채는 2009년 달러당 6센트까지 떨어졌다.



러시아는 2건의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1억1700만 달러(약 1450억 원)의 이자를 16일까지 지급해야 한다. 이날은 채무 불이행(디폴트)으로 가는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들 국채는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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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달러화 국채 이자를 루블화로 상환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루블화가 아닌 달러화로 지급하기로 계약했기에 루블화로 지급한다면 채무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제 신평사 피치는 러시아가 이 달러화 국채 2건의 이자를 루블화로 지급할 경우 유예기간 30일이 지나면 채무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이날 성명에서 밝혔다.

피치는 이어 루블화 지급 후 유예기간이 지나면 이 국채 2건의 신용등급을 디폴트를 나타내는 'D'로 강등하고 러시아의 장기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로 낮출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국가부도를 앞두고 헐값의 부실 채권에 투자하는 이른바 '벌처펀드'도 러시아 국채는 꺼리고 있다. 벌처펀드는 디폴트에 빠졌던 국가가 다시 국제 채권시장에 들어오려 할 때 협상이나 소송으로 채권을 회수하지만 러시아를 상대로는 이런 전략을 실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최초의 외화 디폴트에 직면한 러시아는 1998년 금융위기 당시 루블화 국채의 디폴트를 맞았다. 이에 러시아는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했다. 1998년 당시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았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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