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단독] 감사원, 자산 42조 교직원공제회 대대적 감사

정권 교체기 8년 만에 감사 주목…비중 큰 대체투자 집중 점검

호텔사업·대출관리 등도 조사…내부 출신 박만수 CIO 시험대

교직원공제회 여의도 본사/사진제공=교직원공제회교직원공제회 여의도 본사/사진제공=교직원공제회




감사원이 4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며 국내 공제회들 중 최대인 교직원공제회에 대대적인 감사를 벌인다. 교직원공제회는 부동산·인프라·사모주식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데 감사도 이 같은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선임된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CIO)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말부터 교직원공제회의 기관운용실태 파악을 위한 예비감사에 착수했으며 현장 등 본감사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교직원공제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진행되는 데다 공제회측 자산 규모도 급증해 규모나 강도가 역대급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2014년 감사에서 공제회가 2400억원의 순손실에도 회원들에게 고율의 이자 수익을 지급한 점 등을 지적한바 있다.

감사원은 교직원공제회에 대한 감사 공백기에 기금이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대체투자 부문에 투자를 대폭 늘린 배경 및 성과, 의사 결정 과정 등에 대해 감사를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교직원공제회는 기금 운용 수익률이 11.3%로 전년(10.0%) 대비 상승했을 뿐 아니라 다른 공제회들에 비해서도 높았다. 교직원공제회의 작년 투자 수익이 4조 3831억원에 달하면서 자산 규모는 2020년 36조 6878억원에서 지난해 42조 3963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대체투자 부문의 작년 수익률이 14.3%로 높았지만 전체 투자 자산의 62.4%를 차지해 리스크 관리의 적정성이 집중 조사 항목으로 꼽힌다. 또 기업의 투자 및 인수합병(M&A)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대는 기업금융 부문도 교직원공제회가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분야지만 이 때문에 감사가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직원공제회는 사모펀드(PEF)를 통해 투자한 잡코리아와 하이브(352820) 등이 각각 매각과 상장이 이뤄져 상당한 투자 수익을 챙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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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수 CIO가 내부 출신으로 부동산투자팀장과 대체투자부장, 금융투자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어 감사원의 타켓이 되는 데 대해서도 공제회 내부에선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감사원은 아울러 2020년부터 코로나19 사태 속에 공제회의 해외 투자 등에 실사 기회가 막힌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전개했고, 적정한 투자가 이뤄졌는지도 따져볼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다른 공적 연기금 등의 해외 투자의 적정성이나 부실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금리 인상과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교직원공제회가 어떻게 대응했으며, 기존 투자건들이 금리 상승 가능성 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등도 감사 대상이다.

교직원공제회의 호텔 사업과 지역회관 등 자산 관리 부문도 강도 높은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교직원공제회는 더 케이(THE-K) 호텔의 지속적인 적자가 이어지며 2020년 자본잠식에 빠지자 증자에 나선 바 있다. 2020년 25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더 케이 호텔은 개발 사업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인데 이 같은 계획도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제회가 회원들을 위해 전국에 설치한 지역회관 6곳의 임대 사업 역시 노후화된 시설로 손실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교직원공제회의 대출 관리도 감사원의 칼날 위에 설 것으로 보인다. 공제회측은 대구유치원과 서울 실용음악고의 일부 직원들이 주도하긴 했지만 20여명의 부자격자에게 총 15억원의 부정 대출을 해 준바 있어 이에 대한 회수 여부 등을 감사원이 따져볼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원 기자·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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