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OTT 합종연횡 가속화] 쿠팡·디즈니+ 맹공에…왓챠, KT와 손잡았다

왓챠, KT엠모바일·스카이라이프와 제휴

OTT 진출 후 6년만에 첫 통신요금 결합

쿠팡플레이·디즈니+ 등 경쟁사 견제 포석

'시즌' 이용자 감소중인 KT도 새 기회될듯


국산 스타트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가 KT 알뜰폰과 손잡고 이용자 확대에 팔을 걷어 부쳤다. 왓챠는 독립 OTT로서 통신사 연계가 부족했던 단점을 보완하고, 자체 OTT ‘시즌’ 사용자가 정체 중인 KT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윈윈’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OTT 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왓챠와 KT가 공동전선 구축으로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6일 왓챠는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과 알뜰폰 제휴 요금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왓챠는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와 각각 월 3만5900원, 월 4만1900원 2종 요금제를 내놓았다. 각각 월 11GB(기가바이트)와 하루 5GB 데이터에 FHD 화질로 모바일·PC·TV에서 OTT를 볼 수 있는 왓챠 베이직(월 7900원·1인 이용)을 묶어 제공한다.



왓챠가 통신사 제휴 요금제를 내놓은 것은 지난 2016년 OTT 사업을 시작한 후 처음이다. 그간 왓챠는 타사 제휴 없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벌여왔다. 때문에 이용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OTT 월 실사용자(MAU·안드로이드 기준)는 넷플릭스 852만건, 웨이브 341만건, 티빙 267만건, 쿠팡플레이 239만건, 디즈니+ 124만건, 시즌 109만건, 왓챠 78만건 순이었다. 지난해 10월 디즈니+ 국내 진출 이후 MAU가 감소한 OTT는 시즌과 왓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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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OTT인 넷플릭스가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각 사업자들이 사업 연계를 통해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웨이브는 주요 주주인 SK텔레콤 제휴 요금제가 무기다.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각각 네이버·쿠팡 멤버십과 연계로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디즈니+는 LG유플러스를 주요 파트너로 삼고 인터넷TV(IPTV) 제휴를 확대 중이다.

왓챠는 이번 알뜰폰 제휴로 본격적인 이용자 저변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왓챠는 영화 평점 앱으로 시작해 OTT로 서비스를 넓힌 회사다. 이용자들의 평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추천 기능을 자랑한다. 다른 OTT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예술·독립영화도 많다. 그러나 ‘매니아’층 외에는 소구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영화·오리지널 시리즈들이 많지만 매일 업데이트 되는 예능·드라마 등은 부족했다”며 “통신사·멤버십 제휴도 없어 이용자 층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왓챠가 준비 중인 웹툰·웹소설·영상 구독 상품과 통신사 요금제의 결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태훈 왓챠 창업자 겸 대표(CEO)는 지난달 ‘2022년 왓챠 미디어데이’에서 “기존 OTT에 웹툰과 음악을 묶은 구독상품 ‘왓챠 2.0’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웹툰과 웹소설 무제한 구독상품을 내놓는 것은 왓챠가 처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범위를 확대하고 구독 방식을 다양화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왓챠와 제휴는 자사 OTT ‘시즌’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는 KT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용자 선택권을 늘리는 동시에, 왓챠가 지닌 특색 있는 콘텐츠들을 손쉽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은 자체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지만 각각 공중파·케이블과 연계하고 있는 웨이브·티빙 등과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OTT 시장 ‘합종연횡’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양사가 요금 제휴를 시작으로 좀 더 본격적인 결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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