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우드로윌슨센터





2017년 6월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당시 대통령특별보좌관이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 한미 공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청와대는 “문 특보에게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우드로윌슨센터는 1968년 미국 연방의회가 제28대 대통령인 토머스 우드로 윌슨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공공 정책 연구 기관이다.



윌슨은 1856년 버지니아주에서 장로교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에 이어 버지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으나 학문 연구가 더 적성에 맞다고 생각해 존스홉킨스대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는 학문적 성취를 인정받아 프린스턴대 교수로 임용된 데 이어 같은 대학 총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민주당의 영입 제의를 받아 뉴저지 주지사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학문적 업적에다 개혁 정치인의 명성까지 갖춘 윌슨은 일약 스타로 떠오르며 대선에서 승리해 1913년 백악관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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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확산을 위해 미국이 적극적인 대외 개입 정책을 펴야 한다’는 윌슨주의를 창안하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독일이 미국의 잠수함을 공격한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를 계기로 미국은 ‘유럽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조지 워싱턴의 고립주의 원칙을 버리고 ‘전쟁을 끝내게 하는 전쟁’을 명분으로 참전한다.

우리 군의 합동참모본부가 16일 “북한이 오전 9시 3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 들어 열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이다. 진 H 리 우드로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김정은은 이제 막 시작했다”며 “(북한과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가 남북 간의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남남 갈등에서 벗어나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 ‘전쟁을 잊고 지내면 위험이 닥친다’ 등의 경구를 되새길 때다.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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