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국산을 국산으로…고춧가루 원산지 속여 판 일당 구속

육안으로는 고춧가루 내용물 알 수 없다는 점 악용

경남농관원, 과학수사로 중국산 고춧가루 101t 적발

원산지 표시 점검하는 현장.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원산지 표시 점검하는 현장.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중국산 고춧가루 101t(약 15억 원 상당)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업자 A(55)씨와 B(54)씨 등 2명이 구속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경남농관원)은 지난해초부터 국산 건고추 가격이 평년보다 높게 형성돼 고춧가루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행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건고추 유통량이 부족해지는 지난해 7~8월 시중 유통 고춧가루에 대해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지난해 8월 양산시 소재 모 고춧가루 제조업체에서 판매중인 고춧가루의 원산지가 외국산으로 의심돼 해당업체에서 시중에 유통시킨 고춧가루를 주요 유통업체 및 통신판매 사이트에서 수집했다.



경남농관원은 과학적 원산지 검정법인 이화학 분석과 현미경 분석 방법을 통해 중국산임을 밝혀내고 해당업소의 업주 A씨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해 수사했다. 경남농관원은 수사과정에서 A씨가 지속적으로 혐의를 축소하고 은폐해 피의자가 운영하는 업소에 대한 압수수색를 실시하고 A씨의 휴대전화 및 컴퓨터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원산지 표시 위반을 공모한 B씨(54)의 존재를 밝혀내고 공범 B씨를 추적 끝에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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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고춧가루 원산지 위반사건은 국내산에 중국산 고춧가루 또는 다데기를 혼합시켜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던 이전의 방식과는 달랐다. 중국에서 제조한 고춧가루 향신료 조제품을 저율 관세로 수입한 후 이 향신료 조제품에서 고춧가루를 분리시켜 이를 다시 건조시킨 후 고추씨, 국내산 고춧가루 등과 혼합해 국내산 고춧가루로 속여 판매하는 방식의 신종 원산지 위반 수법으로 밝혀졌다.

A씨는 2020년 9월부터 1년 동안 소비자들이 육안으로는 고춧가루에 들어간 내용물이나 원산지를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를 위해 저가의 중국산 향신료 조제품에서 분리시킨 고춧가루와 고추씨를 혼합해 만든 제품 101t(15억 원 상당)을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단량(600g, 1kg, 3kg, 5kg)의 비닐 소포장재에 포장해 전국의 주요 식자재 유통업체 및 통신판매 사이트를 통해 부정유통 시켰다.

이들은 경북 영천시 등 주요 고추 주산지에서 국산 건고추를 구입한 것으로 허위 거래명세서를 만들어 단속을 피했으며 업체에서 관리하는 장부를 모두 거짓으로 꾸미고 이중장부로 보관하는 등 치밀하게 원산지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업소는 지난해 5월쯤에는 업소를 폐업시킨 상태로 야간에 몰래 원산지 위반 행위를 계속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농관원은 "앞으로도 주요 농식품의 수입 및 가격, 통신판매 증가 동향 등을 면밀히 살피고 로보틱 처리 자동화( RPA) 시스템 도입 및 수입농산물등 유통이력관리제도와 연계해 농식품의 원산지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비대면 농식품 거래 증가 및 농식품 수입 증가 등에 대응해 통신판매 관리 강화, 수입농산물 등의 이력 관리, 효과적인 원산지 검정법 개발 등을 통해 농식품 원산지 단속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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