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더미래도 "윤호중 사퇴"…與 내홍 깊어진다

◆비대위 체제 '난항'

보좌진협의회 이어 퇴진론 확산

우상호는 "안정적 리더십" 옹호

출범 일주일째 찬반 공방 가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대선 패배를 수습하고 지방선거를 이끌 선장으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개인 의원 차원에서 제기되던 비토론이 조직적인 ‘퇴진론’으로 확산되면서 ‘윤호중 비대위’는 출범 일주일째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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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16일 민주당 서울시당 대회의실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평가와 우리가 할 일’이라는 주제로 전체회의를 열고 “윤 비대위원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데 뜻을 모은 뒤 윤 위원장에게 퇴진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운영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윤호중 비대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17일 윤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입장을 전하기로 했다. 입장문에는 더민초 회의에서 제기된 ‘윤호중 퇴진론’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에는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도 입장문을 내고 “지방선거에서도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2년 뒤 총선도 어렵다”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인사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 ‘윤호중 비대위’가 제대로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도부 총사퇴 직후부터 ‘이재명 비대위원장’을 주장하며 연일 ‘윤호중 비대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도 “(윤호중 비대위는) 이름만 비대위일 뿐 전혀 우리의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쇄신의 첫 신호는 윤 위원장 사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 역시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개혁 과제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부동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며 “이 모든 상황에 윤 위원장이 핵심적인 지위에 있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앞서 노웅래 의원은 비대위 구성을 두고 “진영과 패권 정치의 합작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 일각에서는 윤 위원장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우상호 의원은 전날 서울시장 출마 포기를 선언하며 “저처럼 책임을 내려놓는 사람도 필요한 반면 수습을 할 사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고통스러운 과정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며 “책임 논란은 이 정도에서 그만두자”고 강조했다. 이원욱 의원도 “당내 통합도 못 하면서 어떻게 국민 통합을 말할 수 있겠느냐”며 단결을 주문했다. 권지웅 비대위원도 “비판론에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려 해도 그것을 실행할 당 장악력이 필요하다”며 윤 위원장을 옹호했다.

윤 위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찬반 양론에 “민주당에는 항상 여러 의견이 있어왔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광주 글로벌모터스에서 열린 청년 노동자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초·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며 “직접 의견을 전달받고 입장을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광주를 찾아 비대위 회의를 열고 ‘더 낮은 자세로 새롭게 거듭나겠다’면서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지만 회의장 밖에서는 ‘윤호중 비대위 물러나라’ ‘사퇴하라’는 시위대의 구호가 이어졌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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