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조국이 부끄럽다"…러 최고 발레리나 네덜란드로 이적

러 최고 여성무용수 올랐던 발레리나 네덜란드行

타국 출신 멤버들도 탈단…"발레계에 폭탄 투하"

러시아 발레리나 올가 스미르노바. EPA 연합뉴스러시아 발레리나 올가 스미르노바. EPA 연합뉴스




러시아 최고 발레리나로 꼽히는 올가 스미르노바(30)가 조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볼쇼이 발레단을 탈퇴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최근 성명을 내고 스미르노바의 합류 사실을 발표했다. 그는 오는 4월 초에 초연되는 고전 발레극 레이몬다를 통해 네덜란드 무대에 데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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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르노바는 "러시아를 수치스러워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항상 문화·체육 분야서 성취를 냈던 재능 넘치는 러시아인을 자랑스럽게 여겨겼지만, 지금은 (침공) 전후를 가르는 어떤 선이 그어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세계적 재앙에서 무관심할 수 없다"며 "사람들이 죽고, 거처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조부가 우크라이나 사람인 스미르노바는 2011년 입단 후 볼쇼이 발레단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2013년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기도 했다.

스미르노바는 지난주 텔레그램을 통해 "온 마음을 다해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혔었다. 전쟁에 반대해 볼쇼이 발레단를 떠난 러시아 무용수는 스미르노바가 처음이다. 러시아 무용평론가 레일라 구흐마조바는 이런 결정을 두고 러시아 발레계에 '폭탄 투하'와 같다고 텔레그램에 적었다. 스미르노바처럼 파급력이 큰 대형스타가 떠나면서 다른 무용수들에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하며 브라질 출신 솔리스트 다비드 모타 소아레스, 이탈리아 출신 수석 무용수 자코포 티시도 볼쇼이 발레단을 떠났다. 티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러시아의 결정은 모스크바에서 내 경력을 계속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어떤 전쟁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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