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용산 대통령 시대…尹 "국가미래 위해 결단"

[국방부 청사로 이전 공식화…靑 영욕의 74년 '역사속으로']

집무실 '美 백악관식'으로 개편

민관합동위원회 설치 의사결정

"국민과 약속 실천, 헤아려 달라"

靑 5월10일 국민에 완전 개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성형주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성형주기자




74년간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을 대표하던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12명의 대통령이 영욕의 세월을 보냈던 청와대는 윤 당선인의 결단에 따라 새 정부의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5월 10일 국민들에게 완전히 개방된다. 용산에 새로 터를 잡을 대통령실의 명칭은 국민 공모를 통해 결정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된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며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헤아려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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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70년 넘게 최고 권력의 명멸을 지켜봐온 청와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청와대는 공원 등의 형태로 국민에게 100% 개방된다. /권욱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70년 넘게 최고 권력의 명멸을 지켜봐온 청와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청와대는 공원 등의 형태로 국민에게 100% 개방된다. /권욱 기자


윤 당선인이 공약한 ‘광화문 집무실’ 대신 용산을 택한 데 대한 사과도 덧붙였다. 그는 “(광화문 이전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쉽지 않은 문제임을 절감했다. 최소한의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광화문 인근 시민들의 불편이 거의 재앙적 수준으로 파악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용산도 대통령실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이었다고 설명하며 "선거 단계에서는 오픈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대신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본관·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으로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국방부 이전 문제와 더불어민주당 등의 반대에 부딪혀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 공약을 잠정 보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국민과의 약속’을 앞세워 속도 조절 대신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는 "제가 어렵다고 또다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이제 다음 대통령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미국 백악관 모델처럼 집무실과 같은 건물에 민간 최고의 전문가들과 소통해 주요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민관합동위원회’를 둔다는 공약도 이행한다.

새 정부를 이어갈 윤 당선인이 용산에 집무실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1948년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경무대’를 시작으로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는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새로 탄생한다.


구경우 기자·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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