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하면서 항공업계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당장 여객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 속에 국제선 운항도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이달 30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2년여 만에 여행 수요를 겨냥한 국제선 운항을 개시하게 됐다”며 “정부 시책 등을 주시하며 격리 면제가 가능한 국가를 중심으로 적시에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이르면 이달 말께 일본·동남아시아·미주 항공노선을 기존보다 늘릴 계획이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국제선 노선을 늘리고 있다. 진에어(272450)는 내달 16일부터 부산~괌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제주항공(089590)도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이달 30일 재개하고, 현재 운항 중인 노선의 증편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도 화물 운송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한 대형항공사(FSC)들은 LCC업체들보다는 신중한 분위기다. LCC 업체들이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노선을 전방위적으로 늘리는 것과는 달리, 최근 입국격리 완화 추세를 보이는 일본부터 조금씩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중단된 인천~일본 나고야 노선 운항을 다음 달 주 1회로 재개한다. 인천발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등 기존 노선은 증편하기로 했다. 대한한공은 기존 주6회 운항하던 인천~나리타 노선을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국제선 여객 수요는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은 67만90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만7358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국제선 운항 편수는 지난해 1만9219편, 올해 2만997편으로 차이 크지 않았음에도 수송객이 늘어난 셈이다. 이달 들어서는 이날까지 총 26만234명이 국제선을 이용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격리 면제에 더해 해외 여러 국가들이 여행 목적의 방문객 입국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만큼 여객 수요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지만 부담 요소도 남아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폭등에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4단계 높은 14단계로 결정됐다. 지난 2016년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편도 거리 기준 거리에 따라 2만8600~21만1900원이 부과된다. 3월보다 최대 53.3% 오른 수치다.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정부가 노선·운항 허가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해외 노선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