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외서 훨훨 K바이오시밀러, 안방선 점유율 16%에 못미쳐

2012년 '램시마' 이후 5종 진출

보험약가 차이 안나 경쟁서 불리


해외 시장을 주름잡는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안방시장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LG화학(051910)이 10년간 총 5개 제품을 내놓았지만 전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21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항 종양괴사인자(TNF)-α 항체 시장에서 약 40~50%를 차지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애브비의 휴미라는 2020년 단일 품목으로 104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매출이 912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21년 5월 바이오시밀러 아달로체를 내놓으면서 약가가 30% 인하된 영향이 컸다.



보건복지부의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발매되면 건강보험 적용 대상인 오리지널 약가는 30% 내려간다. 당초 41만 1558원으로 책정됐던 '휴미라 프리필드시린지주 40mg/0.4mL' 제품은 지난해 6월부터 30% 인하된 28만 8091원의 보험상한가를 적용받고 있다. 반년간 인하된 가격이 적용되면서 약 100억 원의 매출 공백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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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달로체가 휴미라 약가를 끌어내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아달로체가 휴미라 점유율을 가져오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휴미라를 대체할 요인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5월 보험급여목록에 등재된 '아달로체 프리필드시린지주 40mg' 제품의 급여상한액은 24만 4877원으로, 오리지널 제품보다 4만 4000원 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처방의사들은 오랜 처방으로 효과가 입증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중단하고, 바이오시밀러로 변경할 만큼 가격 혜택이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오리지널 제품보다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할 만한 요인이 적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달로체는 발매 후 6개월 동안 1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셀트리온 '램시마'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12년 말 국내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발매된 '램시마'는 10년차인 지난해 24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9.8% 증가한 규모지만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 매출(515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같은 성분인 삼성바이오에피스 '레마로체'는 연매출액이 36억 원에 그쳤다. 유럽에서 오리지널 '엔브렐'를 꺾고 점유율을 45%까지 키운 '에톨로체'도 지난해 국내 매출은 39억 원에 불과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LG화학 등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 5종의 지난해 매출 합산액은 368억 원으로 국내 항TNF-α 항체 시장의 15.8%를 차지했다. 전년 13.8%보다 올랐지만 여전히 오리지널 제품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오리지널 제품과 바이오시밀러의 보험약가 차이가 크지 않아 시장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에 오랫동안 처방하던 오리지널 제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로 변경하기도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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