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이 있는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이 각각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둘러싸고 신구 권력 충돌 양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이전 방안 수용을 촉구했다. 현 정부가 집무실 이전 방안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통의동에서 업무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민 관점에서 볼 때 일 잘하는 정부 유능한 정부가 되고 싶다”며 “새 정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 국민 부담으로 남기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청와대는 안보 공백을 우려하면서 집무실 이전 방안에 대해 무리한 면이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실무진 간에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 대변인은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와 절차를 상의하고 합당한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상호 조율과 소통이 이뤄졌다”면서도 “여기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지 않고 브리핑은 사실에 근거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발언에 대해서도 “박 수석이 문 대통령이 지키지 못한 약속을 당선인이 지키길 기대한다고 말한 걸 들었다”며 “그걸 듣고 두 분이 공감대를 가진 몇 안 되는 공약이니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할 것이라 기대했는데 결과가 아니더라”고도 발언했다.
청와대와 집무실 이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통의동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서초동 자택에서 통의동까지 출퇴근할 계획인지 묻자 “전날까지 상황을 보면 통의동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와의 실무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대변인은 “실무적인 만남의 구체적인 일정은 들어온 것이 없다”며 “그렇지만 가능성은 늘 열려 있고 굳이 차단하면서 결론을 예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5월 10일 0시부로 청와대를 개방하기로 한 것이 소위 ‘방을 빼라’는 의미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김 대변인은 “우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니다”라며 “5월 10일 0시는 당선인이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그러한 상징성과 책임감을 갖고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무시는 분을 어떻게 나가라고 하겠냐”고 덧붙였다.
브리핑 이후 대변인실은 김 대변인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 것은 용산 이전을 촉구한 것이 아니라 국민 민생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라고 재차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