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액을 두고 시공사업단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소송전에 돌입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21일 오전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공사계약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22일 밝혔다.
소송 대상 계약은 지난 2020년 6월 전 조합장 체제 아래 체결된 공사비 증액 계약이다. 조합은 전임 조합장이 같은 해 7월 9일 열린 관리처분변경총회를 앞두고 5600억 원 상당의 공사비 증액계약을 임의로 날인해 절차와 내용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은 주요 무효 사유로 △허위 무상지분율로 기망해 결의 편취 △확정지분제를 변동지분제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설명 누락 △한국감정원 공사비 검증절차 누락 △무권대리 및 기타사유 등을 제시했다.
조합은 서울시 및 강동구청의 지원으로 서울시 코디네이터가 양측을 중재했으나 시공사업단 측에서 협상에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코디네이터는 조합과 시공사업단 양측에 협의를 통해 변경계약을 체결하되 쟁점이 되는 공사비 인상분에 대해선 공신력 있는 기관에 검증 의뢰해 추후 정산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서울시의 권고대로 협상을 최우선 순위로 하되 조합원 권리방어 목적으로 소송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4월 16일에는 정기총회를 열고 ‘공사계약 변경의 건’ 의결 취소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반면 시공사업단은 지난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사업 추진 지연에 따른 공사 중단 예고 안내’ 공문을 전달하고 조합에 오는 4월 15일 자로 공사를 중단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으로 공사 중단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반분양 일정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둔촌주공은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만 2032가구로 지어지며 이 가운데 478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