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생화학 무기 사용 명확한 징후…" 바이든, 푸틴 '극단적 도발'에 경고

유럽정상들과 통화 직후 언급

순방 앞두고 러 압박 수위 높여

'中제재' 순방 핵심 의제 될듯

방공미사일 우크라 지원 검토

기업에 사이버戰 대비 주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최고경영자(CEO) 분기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AP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최고경영자(CEO) 분기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려 한 분명한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가졌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오히려 이를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압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최고경영자(CEO) 분기 미팅에서 “푸틴은 미국이 생물학 무기뿐 아니라 화학 무기도 유럽에서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태는 실제로 생화학 무기 공격의 빌미를 만들려는 러시아의 전형적인 기만 전술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명확한 증거를 대지는 않았으나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미 러시아의 생화학 무기 사용 움직임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지난 16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와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한다면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전날 러시아의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러시아의 추가 도발을 우려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오전 유럽 주요 정상들과의 통화 이후에 나왔다. 23일 유럽 순방길에 오르는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 정상들과 회담하며 유럽에서 논의할 의제를 조율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의 대응 방안이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서 핵심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이 실제로 러시아를 지원하면 미국과 유럽이 공동으로 고강도 제재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에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속 시원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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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야말로네네츠자치주의 드미트리 아르투호프 지사와 만나고 있다./AP 연합뉴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야말로네네츠자치주의 드미트리 아르투호프 지사와 만나고 있다./AP 연합뉴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안보 지원 문제가 조율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옛 소련이나 러시아에서 만든 방공미사일을 가진 나라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미국이 그 공백을 메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기업들에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대규모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의 민간 부문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을 향한 사이버 공격을 모색 중이라는 ‘진전된 첩보’가 있다면서 “민간 부문 파트너들에게 사이버 방어를 즉각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해킹 움직임과 관련해 최근 수백 개의 미국 기업을 상대로 기밀 브리핑을 진행했다고 이날 전했다.

러시아는 갈수록 높아지는 미국의 압박 수위와 표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미국 대사를 불러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전범’ 발언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양국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간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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