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 What] 저커버그, 일년 절반 원격근무…‘톱다운 원격근무 실험’ 나서는 메타

경영진, 휴양지 돌며 일하고

동부 뉴욕으로 거주지 옮겨

슐츠 CMO는 영국으로 이사

출근 늘리는 빅테크들과 대조

"사업지향점 부합 신선" 평가

"경영 악화 속 악수" 지적도

미국 캘리포니아 먼로파크에 있는 메타 플랫폼 본사 전경 /연합뉴스미국 캘리포니아 먼로파크에 있는 메타 플랫폼 본사 전경 /연합뉴스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 경영진이 스스로 원격근무 실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부분의 빅테크가 출근을 전제로 원격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메타는 오히려 극한의 원격근무에 나서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메타버스’로 사업 지향점을 수정한 메타에 걸맞은 행보라는 평가와 사실상 메타가 비상할 시기에 신속한 의사 결정을 늦추는 오판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동시에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알렉스 슐츠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 고위 임원진이 미국 캘리포니아 먼로파크의 메타 본사를 벗어나 다른 도시나 국가에서 원격근무에 나서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올해 절반 이상을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뒤 남은 기간은 다른 지역에서 원격근무를 하며 지내기로 했다. 그는 이전에도 정기적으로 하와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때때로 서핑하는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메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의 애덤 모세리 대표 역시 지난 몇 달간 하와이·로스앤젤레스·케이프코드 등 미국 내 휴양지를 돌며 일했다.




캘리포니아를 떠나 기약 없이 거주지를 옮기는 임원들도 있다. 메타의 제품부사장인 나오미 글라잇은 최근 동부인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현지에서는 페이스북이 설립된 2005년에 입사한 뒤 16년간 실리콘밸리에 머무른 그가 뉴욕으로 간 것은 메타의 자유로운 근무 형태에 대한 상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밖에 슐츠 CMO와 메타인티그리티 부사장인 가이 로슨은 각각 영국과 이스라엘로 조만간 이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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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경영진의 이 같은 행보는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다른 빅테크 기업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구글은 다음 달 4일부터 직원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로 하고 팀별로 주 3회 출근 날짜를 정하게 했다. 애플은 다음 달 11일부터 주 1회에서 시작해 주 3회까지 단계적으로 출근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만 해도 무기한 원격근무 방침을 내세웠던 트위터는 지난해 퍼라그 아그라왈 CEO가 취임한 뒤 방침을 바꿔 15일부터 사무실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메타 측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맞춘 행보라고 설명한다. 트레이시 클레이턴 메타 대변인은 "최근 몇 년간 서로 연결되고 일하는 방식에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이 찾아왔다"며 "메타는 어디에서 일하는지보다 어떻게 일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메타의 사업 성격에 부합하고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로건캐피털의 스티븐 리 파트너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개발하고 이곳에서 구현되는 일의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라면 직원들이 직접 이를 실험해보는 게 나쁘지 않은 방법일 뿐만 아니라 자산이 될 수도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메타는 메타버스 기반 회의나 원격 협업 툴 고도화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우려의 시각도 있다. 메타의 이용자지표가 하락하고 전례 없는 주가 폭락 상황을 겪는 일종의 비상 상황에서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드워드존스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헤거는 “회사 상황을 고려하면 경영진의 원격근무는 바람직한 타이밍이 아닐 수 있다”며 “다양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경영진이 각자 시차가 있는 환경에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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