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연합뉴스평화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 등이 최근 키이우 회담 후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극물, 방사선 공격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오지만 현재로선 중독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 일부가 이 같은 증상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와 최소 2명의 우크라이나 협상단 고위 멤버에게서 충혈, 고통을 수반한 눈물 지속, 얼굴과 손 피부 벗겨짐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중독 증상을 겪은 우크라이나 협상단 멤버 중 한 명은 크림반도의 타타르인 국회의원인 루스템 우메로프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평화회담을 방해하려는 모스크바의 강경파들이 비밀리에 이들을 공격한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다행히 이들의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만났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무런 증상을 겪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서방 전문가들은 생화학 무기 또는 일종의 전자기 방사선 공격에 의해 초래된 증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2020년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을 조사했던 유럽의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체프가 이번 아브라모비치 등의 중독 증상도 조사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그로체프는 이들의 증상을 찍은 사진을 살펴봤으나, 협상단 일정이 바빠 적시에 샘플을 채취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나중에 독일의 한 포렌식팀이 조사에 나섰으나, 독극물을 발견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그로체프는 "이번 공격은 살해 목적이 아니라 경고를 하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