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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모비우스’] 세상 구하려다…악마 본능 마주한 안티히어로

박쥐 초능력·흡혈성 얻게 된 모비우스의 탄생 과정 그려

자레드 레토의 연기 인상적…액션 연출 등은 아쉬움

영화 ‘모비우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소니픽쳐스영화 ‘모비우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소니픽쳐스




여기 흡혈박쥐의 DNA를 재조합한 주사를 맞는 바람에 박쥐의 신체적 능력까지 흡수해버린 한 사람이 있다. 인간을 뛰어넘는 파워와 스피드는 물론 박쥐의 비행능력, 멀리 있는 물체의 소리까지 파악한 후 이를 활용해 공간 속 물건들을 보는 반향 위치 측정까지 가능해졌다. 문제는 박쥐의 흡혈이라는 본능적 습성까지 그대로 옮아왔다는 점이다.

이처럼 인간과 흡혈귀가 반씩 섞인 괴물이 된 모습에 절망하고 괴로워하는 이는 마블 코믹스에서 50년 가까이 스파이더맨의 숙적이자 안티히어로로 활약한 캐릭터 ‘모비우스’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모비우스’는 오랜 기간 사랑 받았지만 독립적 영화로는 처음 등장하는 모비우스의 탄생 과정을 다룬다.

영화 ‘모비우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소니픽쳐스영화 ‘모비우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소니픽쳐스



마이클 모비우스(자레드 레토)는 선천적 유전자 문제로 발생한 희귀 혈액병 환자로, 어릴 적 그의 천재성을 발견한 주치의 니콜라스(자레드 해리스)의 추천으로 의사가 됐다. 그는 병원에서 어린이들의 희귀병을 치료하는 동시에 자신의 병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흡혈박쥐의 DNA를 재조합하는 실험을 한다. 모비우스는 동물실험이 성공하면서 치료제를 자신의 몸에 주사하고, 그 결과 자유로운 두 다리와 탄탄한 근육질의 몸은 물론 박쥐의 능력을 흡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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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험 직후 깨어난 박쥐의 흡혈 본능 때문에 사람을 여러 명 죽이게 되고, 살인 용의자로 몰린다. 그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사람을 죽이는 괴물이 됐다며 절망에 빠진다. 반면 같은 병을 앓고 있던 모비우스의 친구 마일로(맷 스미스)는 치료제를 직접 주사하면서 똑같은 힘을 얻은 뒤, 능력을 과시하며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면서 갈등이 커진다.

영화 ‘모비우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소니픽쳐스영화 ‘모비우스’의 한 장면. 사진 제공=소니픽쳐스


영화는 완전한 빌런은 아니지만 사람을 죽이기도 한 슈퍼히어로도 아닌 안티히어로가 주인공인 만큼 어둡고 서늘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주인공과 빌런을 연기한 자레드 레토와 맷 스미스의 연기력이다. 자레드 레토는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가는 안티히어로 캐릭터의 태생적 괴로움을 섬세하게 연기하면서 설득력을 부여한다. 맷 스미스는 모비우스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망가졌다는 ‘중2병’적 설정 탓에 단편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마일로의 캐릭터를 다층적으로 선보인다.

다만 액션장면 연출을 비롯한 상당수에서 아쉬운 점을 적잖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모비우스와 마일로의 격투 장면은 박쥐의 비행 능력을 표현하기 위해 급격한 공간이동을 보여주지만, 이 과정에서 두 캐릭터의 위치를 찾기 힘들 만큼 산만하게 표현하고 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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