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할 경우 매년 1조8000억원의 관광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또 집무실 이전으로 국민과의 소통이 늘어나면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3조3000억원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로는 상당히 이례적인 연구 주제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위상 회복을 노리는 전경련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적극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김현석 부산대 교수에게 의뢰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청와대를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할 경우 국내외 관광객 유치 효과가 청계천 복구 이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복원 공사를 거쳐 2005년 10월 일반에 공개된 청계천은 2015년까지 연 1740만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김 교수는 청와대의 수려한 경관과 역대 대통령이 근무한 곳이라는 특수 가치에 주목했다. 전면 개방 시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경복궁, 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개방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와 용산 청사를 연결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경우 전·현직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 연 1670만명, 관광 수입 1조8000억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난 2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차량 행렬이 경찰 교통 통제 아래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를 지나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경복궁 너머로 청와대가 보인다. /연합뉴스김 교수는 나아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해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을 확대할 경우 상호 간 정보 교류가 활성화되고 국민의 제도적 신뢰가 증대될 계기가 마련된다고 진단했다. 이를 통해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이 촉진되면서 경제적 효과가 2020년 GDP 기준 1조2000억~3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대통령 관저를 국민에게 개방했던 우루과이 수준으로 GDP가 상승한다고 가정한 결과다.
김 교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조망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가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 편익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분석과는 차이가 큰 것이다. 앞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청와대 개방 시 연간 최소 2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도 “부실하게 정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