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시장의 대표 장단기 국채인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했다. 5년물 금리가 30년물을 앞지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지 하루 만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분명한 경기 침체의 전조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금리 동향만으로 경기의 향방을 단언할 수는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시장에서 2년물 금리가 장중 2.407%를 기록해 10년물 금리(2.404%)를 앞질렀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의 역전은 미중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2019년 9월 이후 2년 반 만이다. 다만 2년물과 10년물은 이날 2.368%, 2.397%로 각각 마감해 역전 현상은 일단 해소됐다.
채권 장기물은 경기의 장기 전망이 반영되는 만큼 금리가 통상 단기물보다 높다. 그럼에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했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녹아 있음을 의미한다.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실제로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올해 총 여섯 차례에 걸친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앞서 전날에는 5년물 금리가 장중 2.636%까지 올라 2.600%에 그친 30년물을 앞지르기도 했다.
다만 금리 역전이 실제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채권 시장의 공포를 모두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다”며 “오히려 (연준의 긴축에 대해) 연착륙이 기대된다. 착륙 시 비행기가 흔들리는 것은 흔히 겪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커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수준을 고려할 때 다음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