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시그널] 크래프톤, 배당·자사주 매입 자금 2조 확보

자본잉여금 2.4조원 이익잉여금에 보내

이익결손금 메워 배당 확대 등 관측

신규 M&A·미래 투자 확대는 위축될 듯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서울경제DB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서울경제DB




크래프톤(259960)이 배당 재원으로 약 2조 원을 마련하면서 향후 중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최근 크래프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하자 주주 환원을 늘리는 극약 처방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은 자금 중 대부분을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에 투입하면 신규 인수합병(M&A) 추진 등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기존 계획에는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잉여금 중 2조 4096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번에 계정을 옮기는 액수는 전체 자본잉여금 4조 8620억 원의 49.6%에 달한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의 이익잉여금은 2조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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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주주 환원을 위해 곳간을 열기 위해서다. 현행 상법에서는 별도 재무제표상 이익잉여금이 ‘플러스’여야 배당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크래프톤의 이익 결손금(별도 기준)은 4096억 원으로 ‘마이너스’ 상태라 배당이 불가능하다. 이익잉여금은 향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도 쓸 수 있다. 이익잉여금 전입분을 보다 폭넓은 주주 환원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최근 주가 급락에 따른 주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상장 과정에서 모집한 돈을 주주들에게 일부 돌려주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며 약 2조 7716억 원의 자금을 자본잉여금에 쌓았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주가가 공모가(49만 8000원)보다 44.8% 낮은 27만 5500원을 나타내며 부진하자 IPO를 통해 모은 돈 중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익잉여금 전입분을 주주 환원에 적극 활용할수록 ‘IPO 자금을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는 크래프톤의 기존 계획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당초 크래프톤은 공모 자금 중 약 70%를 M&A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PO 이후 주가가 급락한 만큼 어떻게든 불난 집에 소방차를 끌고 와야 하는 모양새”라며 “기존의 IPO 자금 집행 계획이 그대로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심우일 기자·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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