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경쟁사인 틱톡에 대한 비방 캠페인을 위해 컨설팅 회사를 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메타는 수년 전부터 컨설팅 업체인 ‘타게티드 빅토리(Targeted Victory)’라는 회사를 고용했다. 이는 2012년 밋 롬니 상원의원의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 책임자를 지낸 잭 모팻이 설립한 회사로, 2020년에만 2억3700만 달러(약 287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WP가 확보한 타게티드 빅토리의 내부 이메일을 보면, 이 회사는 미 전역에 걸쳐 지역 홍보회사 수십곳을 고용해 틱톡이 미국 어린이에게 해가 된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지역 주요 뉴스 매체에 기고문을 게재하고, 지역 정치인과 언론인을 포섭하는 행위도 포함됐다.
타게티드 빅토리는 틱톡에서 아이들에게 유해한 유행이 퍼지고 있다는 기사가 실리도록 했다. 일례로 타게티드 빅토리는 학생들이 틱톡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 기물을 파손한다는 내용을 매사추세츠, 미시건, 미네소타, 로드 아일랜드, 워싱턴 DC 등의 지역 매체에 퍼트렸다. 리처드 블루멘탈 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지난해 9월 “틱톡이 청소년들에게 유해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조장하고 있다”며 틱톡 경영진들이 상원 소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챌린지는 틱톡이 아니라 페이스북에서 시작됐다고 WP는 전했다.
타게티드 빅토리는 지난해 10월 ‘선생님 때리기’라는 유행이 틱톡을 통해 퍼지고 있다는 소문을 냈다. 하와이의 한 지역 언론은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이 역시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유행이었다고 한다. 틱톡을 통해 사생활 정보가 중국에 전달된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담긴 칼럼 등이 언론에 실리도록 물밑 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12일에는 이 같은 관점의 기고문이 콜로라도주 유력 신문인 덴버 포스트에 실렸다. 기고자는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우리 어린이들의 행동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의심한다”며 “틱톡이 미국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는 콜로라도 검찰총장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메타의 대변인인 앤디 스톤은 “우리는 틱톡을 포함해 모든 플랫폼이 성장 수준에 맞춰 적절한 수준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틱톡의 대변인은 “우리 플랫폼에서 발견되지 않은 유행에 대해 지역 언론사들의 보도를 부추기는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타게티드 빅토리는 캠페인과 관련한 WP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몇 년간 메타를 대표했으며, 수행한 작업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