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 10년을 기념해 발행한 우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과 회동한 모습을 담았다. 하지만 2018년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은 제외했다.
북한 조선우표사는 1일 김 위원장의 활동상을 담은 ‘우표로 보는 위대한 혁명영도의 10년’ 기념우표 발행 사실을 알렸다. 이날 공개한 우표는 총 49장으로 김 위원장의 주요 활동사진을 담았다. 발행한 우표를 보면 지난 2018년 6월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2019년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담 사진도 담았는데 문 대통령은 제외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투샷’ 장면만 기념 우편에 넣은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지난 2018년 3월과 2019년 6월 중국과 평양에서 각각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 사진도 담았다. 또 지난 2019년 4월 러시아에서 이뤄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 사진도 포함 시켰다.
굵직한 주변국 정상과 사진을 빠짐없이 담았지만, 유독 문 대통령과 ‘투샷’을 뺀 것은 북한의 의도가 담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간 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도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종전선언’ 카드를 꺼냈지만, 미국과 북한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사실상 흐지부지됐다. 북한은 오히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국방력 강화에 매진하며 한반도 정세의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와 관련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 전환에 있어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였는데 이를 제외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라며 “미국을 움직이는 데 있어 우리 정부가 제 역할을 못 했다는 북한의 불만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