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다. 보수정당 대통령이나 당선인으로서는 최초 방문이다. 대선 후보 시절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 후보 시절) 어떤 기자분이 선거가 끝나고도 (제주에) 올 것인가를 물었다”며 “당선인 신분으로 당연히 4·3 추모식 때 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일일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이 2월 5일 제주 강정 해오름마을을 방문했을 때 ‘당선인 신분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말했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며 “윤 당선인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된 데 대해 모든 국민이 넋을 기리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게 의무이자 도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희생자 유족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타고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당선인은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 만큼 당선인 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의전 프로토콜에 따라 전용기를 이용할 수 있다.
대통령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새 정부 출범 시기가 5월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4·3 사건 발생 55년 만에 정부 차원의 첫 사과를 했고 2006년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에 이어 2020년·2021년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산하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 첫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국민 통합 행보를 가속화했다. 윤 당선인은 “국내 정치·경제·사회의 위기는 전시와 다를 바가 없다”며 “국민 통합 없이는 위기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위기 같은 것은 힘들게 사는 분들에게 전쟁과 다름없는 큰 고통을 수반하는 위기”라며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는 하나 된 단결과 통합 없이는 (위기 극복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