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상하이 요양병원서 코로나 집단감염…사망자 속출

WSJ "사망규모·감염경로 안 밝혀…깜깜이 방역"

3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코로나바이러스병(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한 2단계 봉쇄가 시작된 가운데 보호복을 입은 근로자가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3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코로나바이러스병(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한 2단계 봉쇄가 시작된 가운데 보호복을 입은 근로자가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上海)의 한 대형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환자 수용 능력 면에서 상하이 최대 노인요양시설인 둥하이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잡역부, 환자 가족 등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상하이 당국이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망자나 요양시설 감염 등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실제 피해가 당국 발표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게 WSJ 평가다.

둥하이 병원의 기존 잡역부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되면서 대체 투입된 근로자 6명은 WSJ 인터뷰에서 최근 이 병원에서 다수의 시신이 나간 것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소한 환자 1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병원은 1800개의 병상과 정형외과 병동 등을 갖추고 있다.



한 근로자는 28일 코로나19 감염 후 숨진 한 환자에게 수의를 입히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고, 다른 근로자는 병원 입구에 영구차 6대가 주차돼있는 것을 봤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이 병원에 보고되지 않은 사망자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여러 건 올라온 바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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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WSJ은 사망 원인이 코로나19인지 다른 만성질환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병원 측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만큼 평상시보다 사망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비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보건 당국자들은 둥하이 병원의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상하이 당국은 지난 16~17일 이 병원과 관련된 감염자 2명에 대해 밝힌 바 있지만 이후에는 감염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둥하이 병원도 25일 SNS 계정을 통해 코로나19로 10여일 전 병원이 봉쇄됐다고 밝혔지만, 언제 감염이 시작 됐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둥하이 병원에 근무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한 근로자는 지난 19일 양성 진단을 받은 뒤 의료진과 직원 등 수십 명과 함께 버스를 타고 격리시설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격리된 잡역부들을 대체하기 위해 최근 이틀 사이 40여명 정도가 병원에 고용됐다면서, 이들은 병원의 감염 상태를 모르고 왔다가 수많은 감염자를 돌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한 잡역부는 사흘 연속 시신을 치우는 작업을 거들다 감염돼 격리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둥하이 병원에 있던 자신의 할머니가 어디론가 이송돼 며칠간 소재를 알 수 없었다면서, 할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안전히 입원 중이라는 연락을 다른 병원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WSJ는 상하이의 다른 의료시설 상황도 좋지 않다면서, 만성 신부전을 앓던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후 병원들의 진료 거부 속에 이틀간 투석을 받지 못한 채 격리돼 있다가 중환자실에서 숨진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인구 2500만 명인 상하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8일부터 4월 5일까지 도시를 2개 구역으로 나눠 차례로 봉쇄를 진행 중이다. 상하이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지난 29일 5982명에 이르렀으며, 31일에는 4502명을 기록했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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