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석열이형"→"똑바로 앉으라" 박범계, 尹과 1년만에 제주서 재회

공약 반대·수사지휘권 복원 논란 등 불편한 기류 속 만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에서 걸프협력회의 주한대사들을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에서 걸프협력회의 주한대사들을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년여만에 제주에서 재회한다.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독자 예산권 편성 등 윤 당선인의 주요 사법개혁 공약을 두고 박 장관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혀 양측 간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어떤 대화가 오고갈 지 주목된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다. 이날 윤 당선인도 추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라 두 사람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지난해 2월 5일 이후 1년 2개월 만에 만남을 갖게 된다.



박 장관과 윤 당선인의 마지막 회동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패싱' 의혹이 일었던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단행 직전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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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만남은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각을 세우는 박 장관의 행보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 장관은 그 동안 수 차례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주요 공약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법무부 업무보고를 당일 취소하고 일정을 한 차례 유예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윤 당선인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 정부에서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검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한 것인데 5년간 해놓고 그게 안 됐다는 자평인가"라며 박 장관을 정면 비판했다.

최근 박 장관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사건' 등에 대한 수사지휘권 복원을 검토했다가 내부 반발 등으로 중단한 점도 윤 당선인에게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윤 당선인도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20년 7월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에게 최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주문했다.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한 것도 자신의 임기를 마치기 전에 서울중앙지검에서 한 검사장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지 못하도록 다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그 동안 한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 차례 지휘부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지휘부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필요하다는 등 이유로 사건 처리를 미뤄오고 있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장관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 사이이자 세살 위인 윤 당선인에게 "윤석열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한 관계를 내세운 적도 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각종 의혹 수사를 기점으로 관계가 틀어지면서 줄곧 윤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앞서 박 장관은 대선 직후인 지난달 11일에는 윤 당선인에 대해 "왜 소회가 없겠나.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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