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경기지사 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김동연 새정치물결 대표가 기존 경선 룰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하자 당내 후보들은 “룰 변경은 특정인 봐주기” “이명박(MB) 정부 때 유난히 잘나가던 중앙 관료”라며 일제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민주당 후보 주자들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46만 표 차로 이긴 곳으로 대선 직후 실시되는 지방선거임에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승산 있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경기지사 후보군들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은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다. 민주당은 현재 권리당원 50%와 일반 국민 50%를 합산한 국민 참여 경선을 당규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지도부 논의를 거치면 일반 국민 100% 경선 등 다른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주인인 당원들을 기득권이라는 식으로 언급하는 것은 민주당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가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 권리당원 50% 규정을 거론하며 “저처럼 바깥에서 온 사람에게는 불공정하다. 민주당부터 정치 기득권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기존 민주당 소속 후보 주자들도 룰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정식 의원은 “지금 경선 룰을 바꾸는 것은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임의적 변경으로 원칙 위배”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를 MB 정부 때 유난히 잘나가던 중앙 관료라고 꼬집은 염태영 전 수원시장 역시 “민주당을 위해 헌신하고 당을 가꿔온 당원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게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최종 경선 방식이 확정될 때까지 진통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사회를 대표해 출마했던 박원순 전 시장과 박영선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단일화 경선 방식도 거론되고 있지만 기존 후보들의 반발이 지속되면 현실적으로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과거 박 전 시장 때 보면 당시 우리 당 후보가 아니라 시민사회 대표로 나왔기 때문에 단일화 경선을 할 경우 다른 룰을 적용한 예가 있다”며 여지를 남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