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9년 전 세계가 배출한 온실가스를 43% 줄여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050년을 기준으로 하면 84%를 감축해야 한다.
4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56차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3실무그룹(WG3)보고서를 승인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구 온도 1.5도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 현행 정책을 강화해야 하며, 특히 사회 전 부문의 저탄소화를 위해 종합적인 정책 패키지를 마련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기준을 삼은 1.5도는 IPCC가 인류의 안전 및 생태계 보전이 확보되는 하한선으로 정한 수치로,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각국도 2100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너 나아가 1.5도로 제한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9년 전 지구의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전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은 2010년과 비교해 12%, 1990년 대비 54% 증가했다. 또한 1850~2019년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2%가 1990년부터 2019년 사이에 배출됐다.
온실가스 배출의 지역별 불균형 또한 심화되고 있다. 최빈개도국과 군소도서국이 배출한 화석연료 온실가스는 1990~2019년 기준 각각 0.4%, 0.5%에 불과하다. 또한 전 세계 인구의 48%는 1인당 5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량) 이상을 배출하는 국가에 거주하며, 41%는 1인당 3t 이하를 배출하는 곳에 거주 중이다.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의 경우 1850~2019년 전체 누적 생산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2%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전까지 제출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로는 21세기 안에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할 수 없을 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시행된 정책이 유지될 경우 2100년 지구의 온도는 3.2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현재 각국이 제출한 2030 NDC에서 온실가스를 19∼26기가t(무조건부)을 더 감축해야 1.5도 제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지구 온도를 1.5도 미만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19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43%, 2050년까지는 84%를 감소해야 한다.
이번 보고서는 IPCC가 설립된 이후 발간한 여섯 번째 평가 보고서다. IPCC는 정책결정권자들에게 ‘과학에 근거한 기후변화 평가’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자 설립된 기구로 1988년 설립됐다. 지난해 8월에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는 시점이 2040년 이전일 것'이란 내용의 제1실무그룹(WG1) 보고서를, 올해 2월에는 '온난화로 작물 생산량이 감소해 앞으로 식량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제2실무그룹(WG2) 보고서를 채택했다. 2022년 9월 제57차 총회에서는 IPCC의 제6차 평가 주기의 가장 핵심적인 보고서이자 3개 실무그룹 보고서와 3종의 특별보고서를 반영한 종합 보고서가 승인될 예정이다.
이번 제56차 총회에는 195개국의 400여 명 대표단이 참가했으며 우리나라는 기상청과 녹색기술센터, 에너지경제연구원, 환경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