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주당 의원들 휠체어 타고 출근…“무뎌지지 않을 고통…동선 길어 충격”

최혜영 의원 제안에 민주당 의원들 휠체어 타고 지하철 출근

박홍근 “작은 턱에도 휘청…쏟아지는 시선에 시선은 아래로”

고민정 “겨우 하루인데 두 팔이 욱신…당사자 돼야 아는 고통”

전용기 “동선 너무 길어 충격…장애인 시각에서 일상 다시 봤다”

/ 사진제공=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사진제공=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6일 ‘휠체어 출근’ 체험 캠페인에 속속 참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두고 연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해 눈길을 끈다. 해당 캠페인은 최혜영 민주당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제안했다. 장애인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에 대해 이 대표가 ‘시민 불편’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장애인들이 왜 이 시위를 하는지 직접 느껴 보자는 취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 6시 봉화산역(6호선)에서 국회까지 휠체어를 타고 출근했다”고 적었다. 그는 “한 시간 반 가량 이동하면서 제가 느낀 불편은 너무 컸다”며 “작은 턱에도 휘청이고 얕은 경사에도 온몸이 긴장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하철을 타는 내내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휠체어를 탄 제게 쏟아지는 시선이 의식돼 눈을 자꾸 아래로만 내렸다”며 “일상이 되더라도 무뎌지지 않을 고통이고 누구도 적응할 수 없는 불편”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장애인 인권은 한 나라의 사회복지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의 지하철 시위는 잠시 멈추었지만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야는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까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지원센터 운영비를 국비로 보조할 수 있도록 보조금법 시행령을 즉시 개정해달라”고 정부와 인수위에 촉구했다.

/ 사진제공=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사진제공=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고민정 민주당 의원 역시 “2호선 강변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며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를 대도 열리지 않는 개찰구, 승강장 사이에 바퀴가 끼면 어쩌나 하는 초조함,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엘리베이터”라며 휠체어로 지하철을 타며 느낀 불편함을 전했다. 고 의원은 “당사자가 되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다”며 “오늘에야 왜 지하철 엘리베이터 문이 20초 동안이나 열려 있는지 알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김주영 민주당 의원 역시 ‘휠체어 출근’을 체험한 뒤 감상을 올렸다. 김 의원은 “김포에서 국회까지 휠체어를 타고 출근하는 길은 생각보다 더 힘들고 불편했다”며 “작은 돌맹이 하나, 얕은 경사까지도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저에게 큰 불편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휠체어의 방향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이마저 없으면 지하철을 탈 수도 없다”며 “그동안 지하철 리프트 사고로 수많은 장애인이 죽거나 다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있지만 아직도 다 설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사진제공=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사진제공=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전용기 민주당 의원 역시 휠체어 출근 체험을 한 뒤 “휠체어를 타는 것이 불편한 것은 둘째치고 비장애인으로서 상상하지 못했던 이동 동선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 넓은 광화문 역 중 8번 출구에만 엘리베이터가 있어 한참을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상의 편리함은 누군가의 희생 덕이었다”며 “장애인의 시각에서 일상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는 소회를 전했다.


주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