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에서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한 이과생 절반 이상이 ‘반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문과생보다 수학 선택과목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활용, 상위권 대학에 교차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을 시도했으나 10명 중 4명은 후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입시정보업체 유웨이가 유웨이닷컴에서 교차지원한 자연계 수험생 4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27.5%는 '현재 2023학년도 대입에서 반수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는 생각이 없지만,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재도전할 수도 있다'는 학생은 28.4%로, 반수 가능성을 내비친 학생이 총 55.9%로 나타났다.
교차지원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대학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라는 답변이 40.7%로 가장 많았다. 첫 문·이과 통합 시험이었던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 선택 과목에서 높은 표준점수를 받은 이과생이 대학을 높여 인문 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수 결심 이유로는 '대학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가 38.8%로 가장 많았다. '평소 가고 싶어하던 학과를 가기 위해'가 28%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교차 지원을 하고 후회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42.1%의 학생이 '후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차지원 후 대학생활 만족도는 절반 이상인 59.9%가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자연계 교차지원자들의 반수로 올해 수능에서도 졸업생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수능에서 졸업생 수는 재학생 43만7950명의 30.8% 수준인 13만4834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조심스럽게 2023학년도 반수생 증가를 예상할 수 있으며 대학의 중도 이탈 학생 증가도 예상된다"며 "대학들은 신입생들의 중도 이탈을 막고 유지충원율 확보를 위해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교차지원한 학생들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