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플로 이어 네이버도…구글發 '콘텐츠 인플레' 습격

■ 줄줄이 오르는 디지털 구독료

플로·바이브 각각 14%·16%↑

OTT 티빙·웨이브도 가격 올려

방통위 '인앱결제' 강경대응에도

업계 "이용자 많아…인상 불가피"

소비자에 수수료 부담 전가 지적도





온라인 음원사이트 플로에 이어 네이버 바이브도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따라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안드로이드 앱 이용료를 새롭게 마련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의 아웃링크 금지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음원과 동영상 등 콘텐츠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는 모습이다. 웹툰과 웹소설 등도 결국 인상 대열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구글 사태를 계기로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만 모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이달 초 인앱결제를 전면 도입함에 따라 주요 콘텐츠 플랫폼들이 줄줄이 구독료를 인상하고 있다. 음악 플랫폼의 경우 플로(FLO)가 지난달 말부터 구글플레이에서 구매하는 이용권의 가격을 평균 14% 인상한 데 이어, 네이버도 지난 1일 자사 음악 플랫폼 ‘바이브’도 안드로이드 이용료를 신설했다. 기존 아웃링크 결제보다 가격이 약 16% 뛰었다. 구글플레이 가격이 iOS 가격보다 소폭 저렴한 플로와 달리 네이버 바이브는 양 앱마켓 구독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했다. 다만 웹 결제 시에는 기존 가격을 적용한다.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티빙과 웨이브는 안드로이드 버전 앱에 구글 인앱결제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고 이용권 가격을 동일한 폭(14~15%)으로 올렸다. KT의 시즌(seezn)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 가격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기존에도 인앱결제를 적용하고 있던 왓챠만 사실상 유일하게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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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웹툰·웹소설 업계는 구글이 유예기간으로 제시한 6월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웹툰·웹소설의 경우 타 플랫폼과 달리 공급자, 소비자 외에도 콘텐츠 창작자가 이해관계자로 포함돼 있어 섣불리 요금을 인상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조금 더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볼 뿐, 결과적으로는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6월 1일까지도 정책을 준수하지 않은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모두 삭제된다.

앞서 구글은 이달 1일부터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시행하며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앱 내 ‘아웃링크’ 결제를 금지했다. 방통위는 곧바로 지난 5일 이같은 아웃링크 금지 방침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며 구글의 행보에 급제동을 걸었다. 실제 금지 행위가 발생할 경우 실태 점검을 통해 위반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확인 시 사실조사로 전환하겠다고도 엄포를 놨다.

방통위의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업계는 가격 인상을 철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웃링크가 허용된다고 해도 여전히 편리함을 이유로 인앱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같은 경우를 고려한다면 가격 인상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가 구글이 아직까지 아웃링크를 탑재한 앱을 삭제한 적이 없는 만큼, 실제 위법 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플랫폼들이 구글의 정책을 핑계로 수수료 부담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실제로 주요 OTT와 음악 플랫폼들은 구글에 부담해야 하는 15%의 수수료율을 구독료 인상률(14~16%)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예컨대 임대료가 오른 만큼 상품 가격이 상승하지는 않는다"며 “기업 내부로 비용을 흡수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한테 수수료 부담을 그대로 전가하는 것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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