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규제에 반대하는 미국 시민들이 2015년 1월 7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제5차 미국 순회 항소 법원 밖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규제를 하는 주(州)일수록 아동 양육 관련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인구조사국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9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저체중아와 빈곤아동이 가장 많은 주는 미시시피주였다. 미시시피주는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지하고 있다.
텍사스의 경우 첫 임신 후 3개월간 산전관리를 받지 못한 여성의 비율이 미국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빈곤 아동 비율도 두 번째로 높았다. 텍사스는 지난해부터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AP는 이 같은 통계에 대해 "이들 지역의 사회안전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낙태 규제 논쟁은 올해 말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새 전기를 맞을 예정이다. 미국 대법원이 미시시피주 낙태 관련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1973년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로 임신 22~24주 이전 낙태가 허용된 바 있는데 이 대원칙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 셈이다. 낙태 권리 옹호 싱크탱크인 구트마허연구소는 합헌 결정 시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26개 주에서 낙태가 금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지난해 말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법을 막아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
AP 역시 미시시피주의 낙태 법률이 합헌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이 지역에서는 아예 낙태를 금지하거나 현행보다 더욱 엄한 낙태 규제법이 시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법 시행의) 부담은 저소득층의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며 "이들은 낙태법이 엄격하지 않은 다른 주에 가서 낙태 시술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