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부활절 코 앞인데 어쩌지"…조류독감 확산세로 美서 사재기 바람

2월 이후에만 2300만마리 가금류 살처분

사진제공=픽사베이사진제공=픽사베이




미국에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독감(H5N1)이 확산하면서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미 중서부 소매업체에 납품된 흰 계란 A등급 대형란(L) 12개들이 한 판의 도매가는 2.8~2.89달러(약 3442원~3553원)로, 한 달 전 1.25달러(1537원)의 2배가 넘는다.

폭스 비즈니스는 조류독감 확산세가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계란값 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부활절을 앞두고 계란 사재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8일 인디애나주 상업용 가금류 사육 시설에서 올해 들어 처음 조류독감이 발생한 후 계속 확산해 지금까지 24개 주에서 발병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지난 한 주간에만 700만 마리, 2월 이후 최소 23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고 미 공영방송 PBS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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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업 협동조합은행 '코뱅크'(Cobank)의 브라이언 어네스트 애널리스트는 조류독감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최소 수백만 마리의 산란 암탉이 더 살처분되고 계란 공급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부활절(오는 17일)을 앞둔 시기는 여느 때보다 계란 수요가 높아 계란값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제매체 인사이더는 미국에서 매년 1억8000만 개 이상의 계란이 부활절 행사용으로 구매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2015년 이후 최악의 조류독감 피해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발(發) 물류 대란과 물가 오름세로 사료값까지 폭등하며 미국 농가도 울상을 짓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7.9%까지 상승하며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편 위스콘신주는 8일, 조류독감 확산세를 이유로 다음달 31일까지 예정된 가금류 관련 박람회 및 전시회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일리노이·아이오와·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주 등도 비슷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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