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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격 올린 페인트사…'실적 쇼크' 돌파구 될까

원자재값 급등에 영업익 악화

노루·삼화 등 평균 20% 인상

업계, 수익성 개선 기대하지만

건설·車 등 전방산업에도 영향


국내 주요 페인트 회사들이 또 한 번 판매 가격 인상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생산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페인트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가격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실적 충격’을 경험했던 페인트 업체들로선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 반면 건설, 철강,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가격 추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090350), 삼화페인트(000390), 강남제비스코(000860) 등 주요 페인트사들은 3월 말 대리점을 대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제품 별 차이는 있지만 인상률은 평균 20% 선으로 알려진다. 페인트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페인트 업체들은 앞서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A사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건축용 페인트의 1㎏ 당 가격을 11.2% 올렸다. 공업용 페인트와 PCM 강판용 페인트도 작년 9.8% 인상했다.






1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0%나 줄었다. 삼화페인트는 14.5%의 매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94.5% 급감했다. 강남제비스코의 영업이익은 -125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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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판매가보다 원가가 더 올랐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원자재 시황에 주요 잣대가 되는 국제 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만 하더라도 약 40%나 상승했다. 국내 페인트 업체들이 들여오는 수지와 안료의 값도 20% 이상 올랐다. 여기에 원화 약세까지 겹쳐 페인트 업체로선 실적에 불리한 상황에 직면해있던 것이다.

업체들은 이번 가격 조정으로 실적에 다소나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가격을 올려서 곧바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누적됐던 수익성 악화에 숨통을 틀 수 있는 효과 정도는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가격의 추가 인상 전망도 제기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의 장기화로 불안정한 원자재 시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전쟁이 지속하면 최고 200달러까지 유가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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