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시아 꼴 날라…핵개발 빨라지는 中

우크라전 이후 미군 개입 관측에

中, 양안 분쟁 대비 핵무장 강화

DF-41 지하격납고 등 준비 정황

지난달 4일 중국 군 장병들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전시된 게시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지난달 4일 중국 군 장병들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전시된 게시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향후 대만과의 분쟁에서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에 이어 군사 개입까지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중국 지도부 내에서 핵으로 무장해야 미국의 간섭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지도부 측근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직접 관여하는 것을 본 중국이 자국 안보 이익과 대만과의 분쟁 시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무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1월 중국 서부 간쑤성 위먼시 외곽 지역이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핵 미사일 지하 격납고로 활용될 수 있는 ‘사일로’ 시설 100기 이상이 준비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위먼시의 사일로 45곳에서 최근 임시 가리개가 사라졌는데 이는 정보 노출에 민감한 작업이 완료됐다는 것을 뜻한다. 사일로에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최신예 장거리미사일 ‘DF-41’ 격납고가 갖춰졌으며 위먼시 외에 다른 지역에도 사일로 구역이 조성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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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는 핵무기의 전략적 가치가 부상했다.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고립된 가운데서도 핵무기를 마지막 보루로 삼아 서방과 맞서고 있는 반면 핵을 보유하지 않은 우크라이나는 무력하게 침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민간 연구소 등은 중국이 현재 핵탄두 수백 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4000기를 가진 미국·러시아보다 적은 수준이지만 미 정보 당국은 중국이 2030년이면 핵탄두 1000기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지도부 내에서는 대만과의 군사 갈등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고 핵무기를 동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과거 중국 정부는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핵 무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까지 대(對)중국 강경 정책을 이어가자 핵무기에 우호적인 쪽으로 시각이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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