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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자금조달이 성장 촉매제…국내 1위 기판소재 업체로 점프했죠"

[서경이 만난 사람]

■'코스닥 성공신화'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은

창업 10여년만에 年매출1800억 일궈





“코스닥 지수가 500~600대였던 시절에 상장을 했습니다. 소재 사업 특성상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었는데 코스닥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중간중간 부침도 겪었지만 빠른 성장에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은 새한그룹에서 반도체 패키지 소재 사업 연구를 책임지던 엔지니어 출신이다. 2001년 새한그룹이 워크아웃과 해체 절차를 밟으면서 그동안 연구했던 반도체 패키지 필름 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처하자 그는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고 전세금을 빼서 안성에 위치한 컨테이너 박스에 사무실 겸 연구실을 마련했다. 첫 번째 제품인 반도체 패키지 필름의 실패를 딛고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소재로 방향을 돌려 개발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2년 국내 최초로 FPCB용 소재인 이노플렉스를 출시해 정보기술(IT) 소재 국산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FPCB 소재는 일본 기업들이 독점하는 상황이었다. 이녹스는 이들 틈바구니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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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녹스는 2006년 10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통해 설비 투자 등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대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자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이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소재와 반도체 패키지(PKG) 소재로 사업을 넓히면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첫해 100만 원에 불과했던 이녹스 매출액은 사업 10여 년 만에 1800억 원을 돌파했다. 장 회장은 “코스닥 시장에서 유상증자, 분할 재상장 등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며 매출 1000억 원까지 금방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녹스는 2017년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인적 분할을 결정하고 이녹스첨단소재를 신규 설립했다. 이후 이녹스첨단소재는 재상장을 신청해 모회사인 이녹스와 나란히 코스닥 시장 상장사로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로 비롯된 소재 국산화 바람도 성장에 힘을 실어줬다. 수출 규제로 일본 업체들의 공급이 공백을 보인 틈을 비집고 들어간 것이다. 수출 규제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도 큰 폭으로 올라 최근 시가총액 1조 원을 넘어섰다. 장 회장은 “통상적으로 비용이나 공정 측면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재 업체를 바꾸는 일은 드물다”면서 “수출 규제가 강력한 모멘텀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장 회장은 “지난해부터 영업이익률 20%대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지속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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