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尹 경제사절단 우리가 주관하겠다”…경제단체 물밑경쟁 [뒷북비즈]

‘대표 경제단체’ 지위 두고 고군분투

전경련, 글로벌 재계 관계 구축 재시동

상의, 법정단체 지위 앞세워 굳히기

윤 당선인 美 순방 둘러싼 신경전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 등이 새 정부에서 대표 경제 단체의 지위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각 단체별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하는 한편 실세들과 물밑 접촉도 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해외 출장이 될 미국 순방에서 경제 사절단 구성과 현지 비즈니스 포럼을 어떤 단체가 주관할지를 두고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1일 경제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곳은 전경련이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락한 위상을 재건하고 ‘맏형’ 지위를 되찾기 위해 한발 앞서 인수위에 대한 물밑 접촉에 나섰다. 인수위에 정책 제안서를 가장 빨리 내고 지난달 21일에는 윤 당선인의 경제 6단체장 오찬 간담회를 주도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측면 지원하는 보고서도 냈다. 전경련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였던 글로벌 재계와의 관계 구축에 재시동을 걸 예정이다. 한일 관계 경색으로 지난 2019년 중단된 한일 재계 회의를 7월 재개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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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법정 단체이자 최대 경제 단체라는 점을 내세워 새 정부에서도 대표 단체 역할을 굳히려고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최태원 회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소통 플랫폼을 새 정부의 대국민 소통 플랫폼에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부터 이 방안을 거듭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과거에는 정부가 정책을 정하고 그 중간에 의견을 수렴했지만 이제는 정책을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총은 노동 유연성 확대, 기업 규제 완화 등을 내세우며 새 정부와의 접촉점을 넓혀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노동 편향 정책을 되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손경식 회장은 글로벌 경제 단체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대표 경제 단체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손 회장은 평소 경총과 전경련의 통합, 경제 단체 공통의 싱크탱크 설립 등을 주장해왔다. 무역협회는 윤 당선인이 지난달 31일 대선 이후 첫 경제 단체 방문지로 무협을 택한 데 대해 고무된 표정이다. 당시 윤 당선인은 무역협회가 개최한 ‘청년 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경제 단체들은 윤 당선인의 미국 순방을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 순방 때는 특정 경제 단체가 경제 사절단 구성과 현지 비즈니스 포럼을 주도하며 해당 포럼을 주도하는 경제 단체 회장이 인사말에 나선다. 과거 미국·일본·서유럽 방문 때는 전경련이, 중국·동남아 순방 때는 대한상의가 행사를 주관했으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부분의 행사를 대한상의가 주관했다. 재계 관계자는 “첫 출장이 될 미국 방문 때 경제 사절단 구성을 주도하는 단체가 곧 대표 단체가 될 가능성이 높아 전경련과 대한상의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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