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기자의눈]'협치' 성적표가 될 다음 총선

신한나 정치부 기자





최근 기자가 만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현저한 ‘여소야대’ 국면에서 다음 총선까지 남은 2년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 지에 대한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들의 우려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쟁 등을 통해 벌써 현실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을 맡게 된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협치’를 부탁한 지 2주 만이다.



당연한 결과다. ‘협치’를 강조하는 겉모습과 달리 최근 정치권에는 ‘尹心(윤심)’, ‘明心(명심)’과 더불어 ‘文心(문심)’과 ‘朴心(박심)’까지 등장했다. 여야 대선 후보에 전직 대통령들까지 자기 사람, 자기 공약을 하나라도 더 남기려는 권력가들의 자기 정치가 정권 막바지 난립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갈등의 시작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였다. 윤석열 정부는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개방을 밀어붙이며 새로운 권력의 탄생을 알렸고 이후 청와대와 새 정부는 한국은행 총재, 감사위원 인선 문제를 놓고 기 싸움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의 대표 공약이었던 북악산 전면 개방에 이어 ‘검수완박’을 뒤늦게 실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당내 공천권을 둘러싼 세력 다툼 조짐도 보인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 간 공천 경쟁은 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친한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가까운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여당과 야당의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재명계’ 박 원내대표와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선된 것 또한 마찬가지다. 누가 협치를 통해 나라와 지역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뒷전으로 밀렸다. 5년 만의 정권교체와 여소야대 상황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는 이유다.

최근 대치 상황은 0.7%포인트 차이의 역대급 초접전 대선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협치’를 통해 국정을 바른 길로 이끌어 달라는 국민의 선택이었지 진영이나 세력 간 힘겨루기를 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다음 총선의 결과는 ‘협치’에 대한 성적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