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헬시타임] "아직 젊은데 뭘" 2040 男 괴롭히는 허리 통증…‘강직척추염’ 때문일 수도?

엉덩이 부위에서 통증 시작…척추 따라 만성염증 진행

10~20대부터 발병…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아

3개월 이상 허리통증 지속되면 류마티스전문의 진료 필수





#직장인 김 모씨(27세·남성)는 둔부에서 시작된 통증이 서서히 허리와 등 부위로 확대되고 뻣뻣해지면서 최근에는 움직이기조차 어려워졌다.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계속되어 병원을 찾았다가 류마티스질환 중 하나인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강직척추염은 척추와 천장 관절(엉치뼈와 엉덩이뼈가 만나는 부위)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등·허리·둔부의 만성 통증을 주요 증상으로 동반한다. 일반적인 요통과는 달리 아침에 일어나면 통증이 심하고 움직이거나 활동하면 호전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척추 부위 염증 외에도 무릎·발목 부위의 말초 관절염과 눈의 포도막염,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강직척추염의 발병 원인에는 유전적 요인(HLA-B27)과 살모넬라균·시겔라균 같은 세균 감염, 기계적 스트레스, 종양괴사인자(TNF-α)·인터루킨-17(IL-17) 수치 같은 면역반응 증가 등이 지목된다. 특히 HLA-B27 유전자와 관련이 깊다. 10~20대의 젊은 나이부터 발병하는데, 20~40대 남성에서 호발하는 질환이다.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약 2~3배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젊은 나이에 이유 없이 허리통증이 시작돼 3개월 이상 지속되고,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으면 ‘강직척추염’을 의심하고 류마티스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지투데이젊은 나이에 이유 없이 허리통증이 시작돼 3개월 이상 지속되고,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으면 ‘강직척추염’을 의심하고 류마티스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지투데이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혜민 교수는 “강직척추염 환자의 90%가 HLA-B27 유전자 양성 소견을 보인다"며 "HLA-B27 유전자 양성인 사람의 5% 미만에서 강직척추염이 발병하는데, 가족 중 강직척추염 환자가 있고 본인이 HLA-B27 유전자 양성이면 발병 확률이 10~20%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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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척추염을 진단할 때는 ‘염증 요통’ 여부가 중요하다. △허리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 △통증 시작 시점이 40세 이전 △서서히 진행 △운동 후에 통증 호전 △휴식으로 호전되지 않음 △야간 통증 가운데 4개 이상에 해당할 경우 강직척추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류마티스 전문의가 강직척추염의 임상적 특징과 유전자 검사, 혈액검사,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검사(MRI) 등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진단을 내리게 된다.

강직척추염을 치료할 때는 비약물 치료와 약물치료가 함께 이뤄진다. 비약물 치료는 금연과 운동이다. 흡연은 강직척추염 방사선학적 진행의 위험인자로, 염증을 증가시키고 심혈관 위험을 높인다. 강직척추염 환자라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운동 치료는 목·어깨·척추·고관절·하체 등 전신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 적절한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주로 사용된다. 말초 관절염이 동반됐다면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먹는 약으로 효과가 없으면 ‘항TNF-α 제제’와 ‘IL-17 억제제’ 등 염증매개물질을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혜민 교수. 사진 제공=순천향대 부천병원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혜민 교수. 사진 제공=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혜민 교수는 “운동 치료는 통증과 강직을 감소시키고, 올바른 자세와 관절 가동 범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약물치료만큼 중요하다"며 “스트레칭과 조깅, 수영, 자전거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루 20~30분 정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고 장시간 앉아 일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엉덩이, 허리, 등 부위의 통증이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허리통증은 진단이 늦으면 관절이 변형되어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나이에 이유 없이 허리 통증이 시작돼 3개월 이상 지속되고,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다면 ‘강직척추염’ 때문일 수 있으므로 류마티스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는 게 정 교수의 조언이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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