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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호황 사이클 온다…조선주 '힘찬 뱃고동'

선박건조 수익성 개선 호재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올들어 43%, 19% 오름세

LNG 운반선 수요 증가 등

당분간 수주 풍년 이어갈듯





국내 조선주가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선박 건조 수익성이 개선되는 점도 힘을 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 증가와 환율 효과에 힘입어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전일 대비 7.12% 오른 9만 1800원에, 현대중공업(329180)은 5.41% 상승한 13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미포조선(010620)(6.92%), 대우조선해양(042660)(6%), 삼성중공업(010140)(7.93%) 등도 강세로 마감했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은 43.38%, 현대미포조선은 19.14% 올랐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 호조로 한층 높아진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DB금융투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5개 조선소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수주가 대폭 늘면서 1분기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이미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인 373억 달러의 40.9%(152억 달러)를 달성했다. 조선사별로 보면 올해 연간 수주 목표 대비 1분기 말 달성률은 현대삼호중공업이 90%에 달했고 이어 대우조선해양(47%), 현대미포조선(42%), 현대중공업(26%), 삼성중공업(25%)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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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주 실적도 우수하다. 6일 조선·해운 전문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3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체 323만CGT(88척) 중 51%인 164만CGT(35척)로 전 세계 1위다. 한국 조선업의 1분기 수주 실적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표준선환산톤수·259척)의 49.7%(457만CGT·97척)로 1위를 차지했다. 7년 만에 1분기 수주 규모에서 중국을 앞지른 것이다.

특히 선가가 오르고 있는데도 선주사들이 중국 조선사가 아닌 국내 조선사를 대거 선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중국 조선사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비교 우위에 있음에도 국내 조선사들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130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157포인트까지 15%가량 상승했다.

증권가는 국내 조선사의 수주 풍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럽에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국내 LNG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화 약세 흐름도 국내 조선사들에 우호적인 요소다. 조선사는 선주와 수주 계약을 미국 달러로 체결하기 때문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경우 수주 시 통화 선도 헤지를 100%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은 70%만 헤지한다”며 “나머지 30%를 오픈 포지션으로 남겨 놓는 이들 조선소는 원화 약세가 되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부터 선박 세대교체 사이클이 찾아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종별 평균 폐선 수명은 약 25년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선박 인도 사이클이 2025년부터 재개될 수 있는 셈이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2025년 인도물을 수주하고 있는 조선사들이 올해 연간 가이던스 수준의 수주 실적을 달성한다면 내년부터는 2026년 이후 인도 물량을 수주할 것”이라며 “2026년 이후 인도될 물량들은 과거 조선 산업의 초호황기인 2000년대 중반에 건조된 선박들의 교체 수요 물량인 만큼 조선 업계에 다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찾아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들은 2020~2021년 수주한 물량들인데, 수주 당시와 비교해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반까지는 선가도 지금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성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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