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금리 7%시대 코앞…눈덩이 이자부담 하우스 푸어 되나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대행이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은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대행이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사상 초유의 한국은행 총재 공백 상황이 보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로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마저 긴축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진 만큼 금통위가 합의체 의사결정기구로 총재 한 사람에 통화정책이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1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인상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네 차례 올린 결과 불과 8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50%에서 1.50%로 1%포인트나 올랐다. 2019년 7월(1.50%)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금통위는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총재가 공백인 상태에서 이뤄진 만큼 결과에도 관심이 쏠렸다. 정치적 일정 등으로 총재 지명이 늦어지면서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는 이달 19일에야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는다. 이주열 전 총재가 임기 만료로 지난달 31일 퇴임한 이후 내부 경영은 이승헌 부총재, 금통위 의장은 주상영 금통위원이 각각 대행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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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장에서는 총재 공석 등 정책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까지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금리 인상을 다음 기회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상과 동결 응답이 50대 50이 나올 만큼 정책 방향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넘어서자 금리를 적기에 올려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4%대 물가 상승률은 2011년 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향후 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2.9%로 한 달 만에 0.2%포인트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면 제품 가격 인상과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안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현재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0.75~1.00%포인트 높은 수준이지만 연준이 0.50%포인트씩 두 차례만 인상해도 금방 역전이 이뤄진다. 금통위는 한미 금리 역전이 나타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출될 뿐 아니라 원화 가치 하락 등 경제 여파가 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의장 대행을 맡은 주 위원이 진행한다. 주 위원은 한은이 금리를 세 차례 올리는 동안 줄곧 동결을 주장해 온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금통위는 6명이 참석해 금리 의견이 3대 2로 갈렸을 때 주 위원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게 된다.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맡은 1998년 이후 캐스팅 보트를 던진 것은 세 차례뿐이다. 금리 동결 소수의견 금통위원이 몇 명인지도 간담회 직후 공개된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7%대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끌족, 빚투족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현상 기자·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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