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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90% 배당'…IMM SK루브리컨츠 투자 '잭팟' [PEF 투자기업 실적리뷰]

고유가 덕 상각전 영업익 3배 올라

지난해 현금 배당만 1765억 원

상장 후 추가 수익 노려





IMM홀딩스의 사모 신용 펀드 자회사 IMM크레딧솔루션(ICS)이 ‘잭팟’을 터트릴 조짐을 보인다. SK(034730)루브리컨츠에 1조 1000억 원을 투자한 지 1년 만에 배당으로 1765억 원을 벌어들였다. 고유가 덕을 본 데다 친환경 윤활유 수출이 늘어 배당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2021년 기말 배당으로 4413억 원을 지급했다.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보유한 ICS는 1765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ICS는 지난해 4월 SK루브리컨츠 기업가치를 3조 3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지분 40%를 1조 1000억 원에 인수했다. 기업가치에 비해 투자금이 낮은 이유는 투자 완료 직전에 집행된 중간배당 2000억 원을 빼서다. ICS는 투자 5년 내에 기업공개(IPO)를 완료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ICS가 이런 저런 조건을 달았지만 시장에서는 SK루브리컨츠가 내연기관용 윤활유로 매출을 내고 있어 전기차 시대에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실적은 이런 우려를 일축하기에 충분했다. 자본시장 전문 조사 업체인 딥서치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의 지난해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조 1200억 원이다. 2020년 기록한 4151억 원과 비교하면 세 배에 가깝다. 최근 10년간 에비타가 6000억 원을 넘었던 적이 없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하반기 고유가 기조에 접어들면서 윤활유 수출 단가가 높아진 게 실적 개선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활유 시장 수급 상황이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조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이 코로나19로 록다운(폐쇄)에 돌입하자 자동차 윤활유 수요와 공급이 함께 줄어 수출 단가 급등을 촉발한 것이다.

SK루브리컨츠가 품질이 높은 친환경 윤활유 생산에 집중한 것도 빛을 발했다. 선진국의 배기가스 및 연비 규제가 심화되면서 고품질 윤활유 점유율은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차량을 제조할 때 고품질 윤활유 사용을 전제로 하는 내연기관 설계가 늘자 SK루브리컨츠가 수혜를 입었다.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인 만큼 친환경 윤활유 성장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는 평가다.

SK루브리컨츠의 선전은 ICS의 배당 수익 극대화로 이어졌다. ICS는 투자 당시 순이익의 90%를 배당으로 집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어뒀다. 기말 배당 금액도 이 조항에 근거해 책정됐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ICS의 투자 완료 전에 집행된 중간배당 2000억 원을 포함해 총 6413억 원을 배당했다. 순이익 7067억 원의 90%를 소폭 웃도는 금액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ICS는 연 2000억~2500억 원 수준의 배당을 확보할 수 있다. IPO 기한인 2026년이 되기 전에 배당으로 투자금 1조 10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IPO 이후의 차익 실현은 온전히 초과 수익이 된다. 다만 정유업이 대표적인 경기순환 업종인 만큼 지난해 수준의 이익이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유가와 록다운이 겹치면서 윤활유 단가가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향후 SK루브리컨츠 이익이 다소 줄 수 있지만 친환경 윤활유 성장성을 입증하면 IPO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딜은 김광우 IMM크레딧솔루션 상무가 주도했다. 김 상무는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미국 로펌 커클랜드 앤 앨리스, 국내 사모펀드(PEF) 액티엄 등을 거쳤다. 2019년 IMM PE에 합류했고 지난해 ICS로 자리를 옮겼다. IMM PE 시절 할리스, 레진코믹스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이어 ICS의 첫 투자인 SK루브리컨츠를 맡았다.

SK루브리컨츠 총당기순이익·EBITDA 추이/딥서치SK루브리컨츠 총당기순이익·EBITDA 추이/딥서치


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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